책소개
“첫눈에 반했다.
학교에 갈 때 언제나 이용하는 그 전철 안에서,
나는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졌다.”
교토의 미대에 다니는 내가 한눈에 반한 여자아이. 산봉우리의 꽃처럼 보이던 그녀에게 마음 단단히 먹고 말을 걸어 교제에 성공했다. 배려심이 많고 외로움을 잘 타는 그녀는 내가...
이 책은 흥미로운 소재와 감동적이면서 애잔한 여운을 남겨주는 소설이다. 우리는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 항상 제약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가령 연인이 장애를 가지고 있어 있거나, 불치병을 통해서 사별을 하거나, 아니면 개개인의 상황(국가, 가족 등에 의한 반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제약을 가지게 된다. 바로 서로 “반대되는 시간의 흐름”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그 소중한 사람과 같이 있었던 시간과 나의 추억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그녀 나눈 추억과 그녀에 대한 사랑을 전한다. 누군가는 끝을 위해서 누군가는 처음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그녀가 메모장에서 나온 내용대로 행동할 것에 대해서 슬픔을 느끼지만 그녀는 그래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그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 해야 되더라도 기쁘다고 한다.
이 책은 내가 전에 읽었던 로맨스 소설들과는 다르게 남자가 주인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백한 문체로 풀어낸다. “연인이 생겼다. 아아, 안 돼, 또 히죽거린다.” 이런 말투로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을 읽는데 조금 지루한 감이 있지 않았나 싶다. 일본이 우리와 소설을 쓸 때 쓰는 방식이 달라서 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이라고 하니 생각나는 게 두 주인공은 전철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물론 시간이 거꾸로 가는 둘이기에 처음 만나는 것은 타카토시 입장으로 처음 만남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전철에서 만났다는 점이 뭔가 일본스러웠다. 우리도 물론 지하철이 있기는 하지만 지하철보다는 버스가 더 대중교통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일본은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버스보다 지하철이라는 느낌이랄까? 타카토시가 에미에게 자신이 쓴 소설을 주고 에미가 소설에 대한 감상을 편지로 써준 부분에서는 확실히 일본이라는 것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