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인 박완서를 다시 읽는 「박완서 소설전집」 제6권 『휘청거리는 오후』 제1권. 1931년 태어나 마흔 살이 되던 1970년 장편소설 <나목>이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한 저자의 타계 1주기를 맞이하여 출간된 장편소설 <휘청거리는 오후>의...
결혼은 개인의 인생에 무거운 영향을 미친다. 40여년 전의 세태를 다룬 이 소설은 오늘날 젊은이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독신도 결혼관이 된 요즘과 달리, 불과 십여년 전만해도 결혼의 선택지는 어떤 사람과 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특히 더 그랬다. 결혼 앞에 무력하고 삶이 흔들리기 쉬웠던 여성들에게 결혼이라는 제도는 울타리이기도 족쇄이기도 했다. 허성의 딸들이 결혼을 대하는 방식은 판이하다. 세 딸들에게 결혼은 각자의 욕망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초희는 물질적 가치 위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고자 하며 우희는 다른 가치를 배제하고 오직 사랑에 근거한 결혼을 하고자 한다. 말희에게는 결혼도 질투와 비교의 일부분이다. 이들의 욕망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오늘날의 우리와 닮아있다. 그러나 허성의 딸들 중 누구도 바랐던 행복을 찾지 못한다. 초희의 결혼을 실패하고 우희의 결혼생활도 순탄치 못하며 말희의 사랑 역시 휘청거린다.이들의 욕망은 결핍에서 비롯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