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사회의 혐오와 혐오표현의 문제를 정면으로 분석하다!혐오의 시대를 조망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말이 칼이 될 때』. 법과 인권, 표현의... 저자에게 혐오표현이란 단순히 기분 나쁜 말, 듣기 싫은 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데 실질적인 위협과 불안을 가져오는 말이다. 저자는...
혐오표현을 타 집단을 배척하고자 하는 의도로 표현하는 모든 것들을 의미하는 줄만 알았지만 그들이 사회적 맥락에 따라 가져오는 파장이 다르고 그에 따라 혐오표현으로 간주될 수도 간주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예를 들면 한국사회에서 여혐은 차별과 공포를 불러오지만 남혐은 거의 그렇지 않기 때문에 혐오표현으로 불리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혐오표현을 법제화하기 위해 편견 조장, 모욕, 증오선동 정도로 나눈다고 한다. 작가는 이러한 유형화가 확실히 되어 적재적소에 적용해야 혐오표현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흥미로웠던 점은 “조선족이나 탈북자의 느낌이 난다면 되도록 믿지 않는 것이 우리 생명을 지키는 길입니다.”, “조선족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토막살해가 없었죠, 자국민 보호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 관리가 더 철저해져야 합니다.” 와 같이 조언을 하는 것 같기도 정책 제안을 하는 것 같기도 한 이러한 발언들이 혐오표현이며 심지어는 차별을 더 조장 할 수 있는 혐오표현이라는 것이다.
혐오표현은 처벌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증오선동의 경우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아티클19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위험한 선동행위라고 말한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 또는 차별을 확산시키거나 조장하는 행위 또는 어떤 개인, 집단에 대해 그들이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멸시, 모욕, 위협하거나 그들에 대한 차별, 적의,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 저자가 말하는 혐오표현의 개념이다. 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인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마다 그 표현의 해악을 느끼는 정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표현에 있어서 더 신중해야 한다. 차별이 현존하는 한 아무리 사소하고 점잖은 표현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같은 말이어도 동등한 입장이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도 있지만, 약자에게는 칼이 될 수 있다.’
‘혐오’ 표현은 일상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설사 말하는 사람의 의도는 달랐어도 그 의도와는 무관하게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착화 시키고 집단을 열등한 존재로 보며 차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또한 다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혐오표현은 대개의 경우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한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점은 혐오표현의 또 다른 기준이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소수자를 향한 말이라는 것이다.
SNS가 상당히 발달한 요즘 사회에서는 몇 년 전부터 ‘페미니스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여자VS남자’의 경쟁 구도가 심해지고 여자와 남자는 성별을 나눠서 서로를 공격
혐오의 뜻은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이다. 혐오표현이 가득한 혐오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나는 댓글을 보며 피로함을 느끼고 더 이상 보지 않는다. 인터넷 속 언어를 통해 인류애를 느끼지 못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함으로써 혐오표현의 고통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서로를 배척하고 미워하는 표현들이 더욱 심각해지고, 일상 속 깊게 파고들까? 생각해보았다. 비단, 경제위기 때문에 사람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 자신의 분노를 언어로 배설하는 것인지,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혐오표현들이 우리 눈에 더 잘 보여졌기 때문인가? 아니면, 인간의 무지에서 비롯된 무지의 소산일까? 여러 측면들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중 략>
0. 표현의 자유 VS 소수자 인권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권리 중에 하나는 바로 표현의 자유이다. 행위가 아닌 표현에 해당하는 ‘혐오표현’ 자체를 법적으로 규제하게 되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혐오표현’은 소수자 당사자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도 한다. 사회는 모든 공동체 구성원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혐오표현에 대한 법적,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 책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제약하지 않는 선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까닭이 무엇인지, 또 그 방식에 있어 무조건적인 법적 규제 외에 필요한 수단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1. 혐오표현이란 무엇인가
혐오표현은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24면)이다. 여기서 ‘어떤 집단’이란 사회 주류가 아닌 소수자집단을 뜻한다.
최근 “말이 사람의 정신을 지배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후에 따라온 그렇기 때문에 미러링은 결국 혐오를 재생산하는 것이고 그러한 혐오 표현에 반한다는 의견에는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그 전이라면 그 갸우뚱에 멈춰서 미러링에 해 생각해보다가 같은 혐오 표현이라는 사실 자체를 반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허나 과연 우리 사회에서 여성 혐오와 미러링이 같은 사회적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동등한 위치에서 발화되는 가를 살펴본다면 확실하게 아님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사실과 왜 우리 사회에서 혐오 ‘표현’이 무서운 것이고 또 문제가 되는 것인지 잘 짚어준 책이라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 았던 것은 저자의 고민이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본 그의 고민이 참 많이 느껴졌다. 사실상 혐오라고 하면 스스로 느낀 혐오, 즉 여성 혐오가 거의 전부였고 그것이 살면서 가장 크게 느끼고 깨부수고 싶었던 혐오였으나 이 세상에는 참 다양한 혐오가 있다는 사실이 더 암담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저 페미니스트인 저자가 쓴 혐오에 관한 책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에 해 정말 세세한 사람들의 감정에서부터 국가적인 차원까지 잘 정리한 보고서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2학년 즈음이었다. 온라인 게임에서의 작은 한 순간이 기억에 남은건 내가 최초로 경험했던 죄책감이기 때문이다. 게임플레이를 방해한 플레이어에게 ‘나쁜 놈’이라고 말했다. 상대는 ‘너 모욕죄로 신고할거야’라고 가볍게 대처했다. 그렇지만 내 마음은 한없이 무거웠다. 경찰이 오면 엄마한테 혼나지 않을까? 화목했던 우리 가정에 날벼락이 떨어지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루종일 끙끙 앓다가 어머니께 자백을 했다. 엄마. 나 경찰아저씨한테 잡혀갈 것 같아. 얘기를 들어보고 나서야 엄마는 ‘녀석, 다음부턴 그러지마라’하고 거실로 돌아가셨다. 그때 내쉰 한숨까지가 기억의 끝자락이다.
요즘 아이들은 교실 의자에 앉기 전부터 욕을 배운다. 그때 느낀 죄책감 비슷한 감정이 머쓱할 정도다. 아마 SNS의 영향력일 터이다. 단어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단순히 표현이 센 정도로만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21세기의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이다. 해외를 나가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리나라처럼 인터넷이 빠른 나라는 드물다고 말한다. 그렇게 인터넷의 속도가 빠른 만큼 각종 포털사이트와 sns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오며, 댓글들로 상호간에 피드백을 하거나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아마 요즘 가장 많이 수면에 떠오르는 주제는 “여성 혐오” 혹은 “남성 혐오”, 또는 “남녀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러한 개념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sns를 하다 보면 항상 이에 관해 사람들의 의견이 충돌하는 것을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이 책의 부제는 “혐오 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이다. 부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저자는 혐오 표현의 개념을 정리하면서 혐오 표현을 담은 말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도서명/저자 : 말이 칼이 될 때/홍성수
혐오표현은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로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혐오표현 의미와 유형과 해결방안에 대해 알려주었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혐오표현을 듣는 피해 당사자들이 겪는 고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혐오표현이 차별이나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폭력이 될 수 있고, 칼과 같은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정말 공감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민주법치국가의 꽃인 것은 인정하지만, 다른 그 어떤 자유와 인간의 존엄보다 우선시 될 수 있을까? 홍성수 작가는 우리에게 표현할 자유는 있지만 혐오할 자유는 없다고 말한다. 요즘은 사이버 세계의 여러 비난성 댓글과 주장, 모욕적인 발언들이 '악플'이라는 단어보다 '혐오 표현'이라는 단어로 일컫여진다. 그런 표현들이 더이상 단순히 '나쁜 말'로 일컫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며 표현의 이면에 '특정 대상을 사회에서 소외시키고 격리시키고 싶다'는 감정이 들어있음을 인지한 것이다. 우리는 어떤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감정을 넘어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 그 대상을 나의 눈앞에서 제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