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경기도 안산시 원곡본동, 2만 여 명의 외국인들이 살고 있는 <국경 없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국인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 사이에 태어난 코시안 어린이, 자원봉사자, 산업재해를 입은 사람, 실직 한국인, 조선족, 외국인 청소년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자신들의 언어로, 때론 관찰자의...
‘국경 없는 마을(박채란 지음, 한성원 그림, 서해문집 펴냄)’은 우리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상을 독자들이 보다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 전하고 있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우리나라에 일을 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겪게 되는 온갖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대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우리와의 갈등 속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을 우리가 포용하는 마음으로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작가는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은 법을 어긴 불법체류자들을 왜 도와주어야 하는지, 또한 법을 어긴 그들을 도와주려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 아니냐고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이러한 원론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아이들에게 우린 어떤 대답을 해주어야 할까? 먼저 아이들에게 작가가 한 말처럼 외국인 노동자들도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그들 각각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우리의 이웃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나의 주변에서 나와 함께 우리의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이웃이 있듯이 그들도 그들의 문화를 우리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같은 이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서로 다른 문화를 가졌지만 함께 공동체를 이루는 이웃이기 때문에 단지 법을 어긴 불법 체류자라는 이류로 불평등한 대우를 하고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인권>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라는 것 또한 말해 주고 싶다. 특히 교육 받을 기회가 거의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2세들이 겪는 차별대우와 그로 인해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그들의 절망감은 우리 아이들도 다른 나라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그들이 손에 쥘 수 없는 기회이기에 우리들은 당연하다고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들이 그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하고 절박한 것인지, 그들과 함께 세계의 미래를 책임져 가야할 우리의 아이들이 함께 고민해 보아야할 것이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귀담아 듣지 않으면 안 들리고, 입 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못들을 것 같은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 ‘코시안’들의 사연을 담은 ‘코리안’의 기록이다.
특별히 감동스러울 것 같지도 않은데 가슴이 찡하고, 그다지 슬프지도 않은데 눈물겹기도 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환이 닮긴 실록(實錄)이다. 호들갑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믿음이 가고, 과장으로 미화하지 않아서 차라리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모두 여덟 꼭지로 엮은 실화들을 한 가닥씩 훑어보면-
(1) 모정(母情)도 없는 모국(母國)으로 떠나는 ‘띠안’
띠안의 아빠는 돈을 벌려고 한국에 들어온 인도네시아 사람이다. 그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국여자와 결혼해서 아들 띠안을 낳았다. 그런데 엄마는 띠안이 돌을 막 지났을 무렵 어디론가 사라졌다. 고작 열아홉의 철부지 엄마가 집을 나가자 아빠는 오래 참고 기다렸으나 이따금씩 드나들더니 영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띠안은 아빠의 품에서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아빠는 띠안이 여섯 살이 되자 더는 기다리지 않고 띠안을 대리고 인도네시아로 떠나기로 했다.
부천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자주 볼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천에는 그렇게 많이는 없지만 다리 건너 이마트만 가도 많은 수의 근처 공단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밝은 얼굴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장을 본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마트 안의 어떤 사람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하기를 꺼려한다. 오히려 까무잡잡한 피부색의 그들을 보면 눈도 마주치기 싫어하고 무시한다. 그런데 박채란 선생님의 국경 없는 마을 이라는 책을 읽으며 내 행동을 돌이켜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실제 사는 모습을 글로 쓴 것이다. 고용주를 잘 만나서 좋은 근무 환경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있었지만, 외국인이라고 부당한 대접을 받고 차별당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초리라는 노동자는 일하던 중 프레스 기계가 고장 나는 바람에 손가락 4개가 기계 안에 끼여 으스러졌다.
‘외노자’ 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외국인노동자를 얕잡아 일컫는 말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와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생활, 그들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등을 모르고 있던 사실들을 이해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그리고 한 스토리가 끝날 때마다 우리나라엔 얼마나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는지, 왜 우리나라에 와서 일을 하는지 등이 적혀있어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것 같았다.이 책을 읽어보니 비자가 남아있는 외국인 노동자도 힘들지만 불법 체류자인 사람들의 생활을 보니 더더욱 힘들어 보였다. 경찰들이 불법 체류 자들을 잡기 위해 단속을 할 때면 불법 체류자 들은 조마조마해 하며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보니 정말 답답하고 불편할 것 같았고 자유가 없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
“이 사람들도 다 똑같은 사람이여 규칙을 잘 따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죽어라 말 안 듣는 사람도 있고, 말 안 해도 와서 이것저것 거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기 생활 7년에 느낀 바가 있다면,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좋은 사람은 좋고 나쁜 사람은 나쁘다는 것이여!”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재호 아저씨는 말한다.
《국경없는 마을》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이자 또 우리의 이야기이다. 때로는 삶의 어려움에 부딪쳐 좌절하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기도 하는..... 그러나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이름이 붙는다. ‘외국인 노동자’ 우리는 이 용어를 중국과 일본 같은 나라를 제외한 소위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한 나라의 이주 노동자에 한정하여 인식하면서 사용한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 곳 중의 하나가 바로 ‘국경없는 마을’이다.
우리는 익히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별받는 사례를 익히 들어왔다. 솔직히 우리나라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42만이라는 이렇게나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되었다.
창원을 다녀온 적이 있다. 산업화의 살아있는 현장을 본다는 부푼 꿈을 안고 국제적 느낌이 충만하고 멋질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깨졌다. 그건 그저 ‘환상’이었다. 창원의 거리와 골목들은 삶의 외진 곳의 풍경 같았다. 화려하지도, 생동감이 있지도 않았고, 쓰레기들만이 널려있고 외국인 노동자들만이 왔다 갔다 하는 정도였다.
그때 우리에게 ‘잠깐 다녀가는 것이 아닌 한 달 정도는 살면서 봐야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교수님의 제안이 있었지만 형편이 따라주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던 부분들을 이 책에서는 조목조목 짚어주어 많은 사실들을 배우게 되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