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순신이 임진왜란의 한복판에서 써내려간 고뇌와 결단의 기록 <난중일기>. 이 책에서는 많이 듣고 배워왔던 '영웅 이순신'의 모습이 아닌 '인간 이순신'을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 이순신은 단순히 군사를 호령하고 함대를 이끌고 왜적을 쳐부순 무패의 장수가 아니었다. 그는 부하였던 이의 궁핍한...
"망령되게 움직이지 말고 조용하고 무겁기를 산과 같이 하라"여러 장수들은 한마음으로 분발하여 모두 죽을힘을 다했다. 배에 있는 관원과 군사들도 역시 그 뜻을 본받아 서로 격려하며 죽음을 각오하고 적을 동서로 에워싼 채 바람과 우레같이 대포를 쏘고 활을 쏘아 대었다. 적들도 탄환과 화살을 쏘다가 기운이 떨어지자 배 안에 있는 물건들을 정신없이 바다에 내던졌다. 화살에 맞은 자가 몇 명인지 알 수 없고 물에 떨어져서 헤엄치는 놈도 몇 명인지 몰랐다. 한꺼번에 무너지고 흩어져서 바위 언덕으로 기어오르며 서로 뒤쳐질까 겁을 내는 꼴들이었다.
<중 략>
우리 나라 사람들 중 이순신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가장 흔한 100원짜리 동전에도 새겨져 있는 이순신, 그의 영웅적인 행적들과 면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내면, 그가 정말로 어떠한 사람이고 어떤 성품을 가진 자였는가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난중일기를 통해서 본 이순신의 내면은 마치 광화문 거리 한복판에 있는 이순신 동상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이순신이 직접 7년간 써내려간 그의 글에서는 죽음을 앞에 두고 사투했던 한 진실한 영혼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었다. 영웅이라기보다, 인간 이순신을 보았다. 어쩔 땐 너무나 나약하여 안쓰러운 그의 인간적인 면모, 나라 걱정과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견디지 못하는 외골수적이면서도 따뜻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그는 날 때부터 비범한 능력을 가진 영웅이 아니었다. 첫 무과 급제에 실패하고, 4년 뒤에 다시 도전해 32살의 나이에 무과를 급제했다. 그렇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평범한 성적으로 급제했는데, 그가 탁월한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다름아닌 글 솜씨 였다고 한다. 무과의 병서 강독시험에서 뛰어난 문장력과 병법에 대한 조예를 인정받았다는 기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