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의 스물아홉번째 책으로 출간된 개정판 『완전한 영혼』과, 제25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을 표제작으로 한 신작 소설집 『새의 시선』이다. 그간 정찬의 소설에 대하여 “인문학으로서의 문학에 충실한 소설, 소설이 인문학에서 차지해야 할 본연의 자리에 걸맞게 인간에 대한...
끔찍하고 잔인한 폭력 앞에서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 장인하, 그의 사람됨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순수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입니다. ‘장인하’는 소설 속 내용 그대로 아이와 같은 인물입니다. 지성수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화자는 이미 그러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울고 있는 작가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는 장인하의 행동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순진무구한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누군가가 울면 그 사람이 창피해 할까봐 혼자 있게 해주거나, 아예 다가가지 않습니다. 오직 아이만이 다가와 옷깃을 당기며 왜 우냐고 묻습니다. 장인하의 이미지가 영락없이 그런 아이의 이미지였습니다.
여기서 아이와 같은 사람과 선량한 사람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성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장인하는 막연히 선하다기보다는 악이라는 것을 모르는 무지한 존재와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