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가 미술관에 간 까닭은 무엇일까? 상반된 분야처럼 느껴지는 의학과 미술은 ‘인간’이라는 커다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의학과 미술의 중심에는... 의학자에게 미술관은 진료실이며, 캔버스 속 인물들은 진료실을 찾은 환자와 다름없다. 그림 속 인물들은 질병에 몸과 마음을 잠식당해 고통스러워하고...
이번 서평 책의 제목은 굉장히 이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술관에 간 의학자라니? 의학자가 뭘 하러 미술관에 간단 말인가? 미술과 의학은 사돈의 팔촌보다도 만나기 힘든 사이 아니었던가?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 그런 의문들은 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저자는 제목 그대로 미술관에 간 의학자로, 진료실만큼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쓴 책이라서일까, 나는 의학자의 눈으로 본 명화의 세계에 푹 빠져들고 말았다.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교보 도서관에서 베스트 대여도서로 목록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난 이후였다. 먼저 책의 제목에서부터 확연하게 나를 잡아 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술관에 간 것과, 의학자라는 용어가 접목되어 있었다. 서로간에 아주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함께 놓여져 있었음에도, 아이러니하게 어떤 식의 내용이 전개될 것 같은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처음 상상했던 그 흐름대로, 의학자가 미술관에 가서 본 미술품들을 대상으로 의학적 소견을 내놓는 것이었다. 그런데 제목으로도 알 수 있는 뻔한듯한 내용이 상당히 흥미가 있다. 저자의 풍부한 의학적 지식과, 미술적 감각이 서로 뒤섞여서 양 쪽 분야 모두에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도 아주 큰 흥미를 선사해 주었다. 저자는 쉽게 풀어 설명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분야인 미술과 의학을 흥미로운 분야로 뒤바꿈하는 효과를 주는 것이다. 꽤나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을 구성함에 있어서 크게 4개의 챕터로 나누어 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