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살인 현장을 본 사람들은 사형존치론자가 되고, 처연한 사형집행을 목격한 사람들은 사형폐지론자가 된다고 한다”
“사람이 참으로 선하게 되었을 때 죽여야 한다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픈 일이었다”
나는 사형존치론자에 가까운 것 같다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무기징역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살고 있지”만, 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살고 싶어도 살 수 없고 자신의 왜 죽어야 했는지 납득하지 못한 채 어느 날 문득 죽었으니 그 한을 누가 헤아려 줄까
하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음에 이르는 사람을 생각하면 선뜻 무어라 내 의견을 낼 수가 없다
결국은 죄를 저지른 사람을 명명백백 가려야 하는 사법부에 그 책임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사형수 오휘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사건의 정황이 그를 가해자로 지목하고 있지만 진술서에 의거할 뿐 명백한 물증은 없었고, 진술서 역시 “어쩌면”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이 아닐까 싶다.
글쓴이는 놀랍게도 바로 조갑제였다. 책을 쓸 당시 조선일보 월간조선부 기자였던 젊은 시절의 조갑제는 지금의 부라퀴 같은 '꼴통'의 모습이 아니었다.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는 정세하고 날카로운 펜으로 진실을 가리는 어둠의 장막들을 하나하나 걷어낸다. 때로는 재판부의 판결이 자의적이고 논리 모순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오휘웅의 알리바이가 성립되는 것을 밝히기 위해 직접 인천으로 가서 현장 주변을 거리 측정해보기도 하며 시간의 기억 속에 잊혀진 사건을 들고 판다. 또한 그는 해묵은 수사, 재판의 기록들을 샅샅이 훑고 사형 집행에 관여했던 사람들과 오휘웅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구치소 직원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동분서주한다. 항고, 상고에 이은 수많은 재심 청구 그리고 그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판사들, 그를 변호했던 이들, 그의 무죄를 확신하던 구치소 직원들, 일련정종이라는 불교의 한 종파인 소수종교를 믿었고 힘없고 가난했던 어수룩한 평범한 시민 한 사람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때까지, 이 모든 증언과 과정들이 풍부한 정황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세밀하게 묘사된다.
이 책의 저자는 머리글에서 ‘어떤 사회가 가진 법의 양식이나 민주화 정도는 사형 및 사형수에 대해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이느냐가 하나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적고 있다. 글쓴이는 놀랍게도 바로 조갑제였다. 책을 쓸 당시 조선일보 월간조선부 기자였던 젊은 시절의 조갑제는 지금의 부라퀴 같은 '꼴통'의 모습이 아니었다.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는 정세하고 날카로운 펜으로 진실을 가리는 어둠의 장막들을 하나하나 걷어낸다. 때로는 재판부의 판결이 자의적이고 논리 모순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오휘웅의 알리바이가 성립되는 것을 밝히기 위해 직접 인천으로 가서 현장 주변을 거리 측정해보기도 하며 시간의 기억 속에 잊혀진 사건을 들고 판다. 또한 그는 해묵은 수사, 재판의 기록들을 샅샅이 훑고 사형 집행에 관여했던 사람들과 오휘웅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구치소 직원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동분서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