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깊고 차가운 바다 밑 좁고 어두운 선실 안으로 내려갔던 잠수사들, 그들은 지금 누구의 꿈을 꾸는가.작가 김탁환이 2014년 한국에서 일어난 대형 해난 사고를 목격한 후 데뷔 2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거짓말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거대 여객선이 침몰한 맹골수도로...
‘거짓말이다.’ 제목에서부터 거대한 아우라를 풍기며 노란 속지를 숨기고 있는 이 책을 보니 잊을 수 없는, 잊히면 안 되는 그 사건과 관련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찬찬히 책의 겉표지를 벗겨 안쪽을 들여다보니 ‘세월호 희생자 기억해’라고 적혀 있었다. 10글자도 채 되지 않는 이 짤막한 글자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직 책을 읽기 전이었음에도 그 글자들에 어딘가 찌릿함이 느껴졌다.
우선 제목인 ‘거짓말이다’부터 살펴보자. ‘거짓말이다’의 원제는 ‘포옹’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책에서도 ‘포옹이란 단어가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 하나의 공간에서 목숨을 걸고 사자를 인도하는 민간 잠수사의 이야기’라고 말하며 ‘포옹’을 언급한다. 이 포옹은 심해의 침몰한 배 속에서 마주한 실종자와의 포옹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 인터뷰에 따르면 ‘희생자 304명을 잊지 않고, 계속 끌어안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포옹’은 문학적 제목이기 때문에 더 강하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 ‘당신이 믿는 사실 중에는 거짓말이 있다’는 경각심을 주는 ‘거짓말이다’로 바꾸었다고 한다.
“형님, 그런데 소설 제목을 왜 ‘거짓말이다’라고 지었어요?”
“내가 민간 잠수사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했을 때, 관홍이 네가 대답하며 가장 자주 썼던 말이잖아? ‘416의 목소리’에 출연한 유가족들에게 제일 많이 들은 말이기도 하고.”
“그랬나요, 제가?”
“응! 어렴풋이 아는 건 아는 게 아니라고.”
“……그랬군요. 맞아요. 2년 동안 거짓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책 후반부에 실린 김탁환 소설가와 故 김 관홍 잠수사와의 대화에 따르면, 잠수사가 자주 썼던 말이면서 유가족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라고 한다.
거짓말. 그것은 굉장히 모호한 의미의 단어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말이나 행동이 거짓임을 알기 위해서는 ‘진실’을 알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