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혜로운 교사』시리즈《이상대의 4050 학급살림 이야기》. 이 책은 이상대 교사의 학급살림 한해살이를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다. 2008년 3월부터 월간 중등 <우리교육>에 연재한 ‘4050 학급살림 이야기’를 다듬어 엮었다. 아이들을 만나는 지혜는 물론, 선생님의 진솔한 고백도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나와 학교에 들어와서 학급이라는 작은 공간에 소속되게 된다. 실제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훨씬 많은 것이 대한민국 중고등학생들이다. 따라서 어떤 학급에서 생활하는가가 아이들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에 대한 저자의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또한 학급 아이들과 교과 담임 선생님들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중간자로서의 담임의 역할을 엿볼수 있다. 담임이 조금만 신경써도 수업 시간이 좀더 즐거워 질수 있으며 교과 담임 선생님에게도 아이들의 관심과 칭찬을 전달함으로써 교사로서의 활력을 느끼게 할수 있을 것이다.
신규 직무 연수를 받을 때 이상대 선생님이 쓰신 《빛깔이 있는 학급운영》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선생님의 사례가 너무 좋아서 ‘나도 담임이 된다면 이렇게 멋진 선생님이 되어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 교육출판계가 실천적인 면이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책을 짓게 되었다고 지은이가 서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바로 교육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 무궁무진하게 많다. 그 중에 몇 가지는 당장 2학기 개학하면 아이들에게 적용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되어 따로 메모까지 해 둘 정도였다. 메모해 둔 몇 가지를 언급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부모와의 더 나은 관계 유지를 위해 아이들 학교생활 이야기를 담아 주기적으로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것이다. 정말 부족하지만 짧은 1학기 동안의 담임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지만, 섣불리 담임에게 그 사항에 대해 묻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난 1학기 동안 과연 무엇을 한것인가?? 이책은 나를 너무도 부끄럽게 만든다. 평소에 게으르고 준비성이 없는 내가 이렇게 많은 자료를 준비하고, 학생들을 위해서 노력할수 있을까?? 또다시 내위주로 내방식대로 내 생각대로 아이들을 통제 하지는 않을까? 꼬리에 꼬리의 질문들이 내게 쏟아진다.. 실제 현장에 투입되어 교사생활을 한 시간이 1년도 되지 않은 나로써 너무나 힘들고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의 많은 자료들을 보면서 앞으로 내가 활용할수 있는 것이 많이 있고, 학생을 위한 생활지도나 학급운영, 또는 학생을 위한 자료를 많이 참고하면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2학기가 시작될 때 학생들과 호흡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때 유용하게 이용하게 이용될 수 있는 자료들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는 1명이지만 학생 하나하나 전부 신경 쓰는게 힘이 들거고 모든 학생들이 똑같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학생들이 느끼지 않도록 모든 학생들이 우리반의 주인임을 느끼게 해주는 방법이 이 책에 나와있는 1인 1역구성인 듯 싶다. 한 명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역할을 부여하게 되면 책임감은 물론 반구성원으로써의 소속감을 갖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우리반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던 것 같다. 무조건 나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나의 욕구충족을 위하여 못하면 때리고, 무조건 할 수 있다는 이야기만 했었다. 학생들의 개인차는 안중에도 없었다.
아직 담임을 맡아보지 않아 담임의 역할에 대해 약간은 두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웬지 모를 자신감이 생기는 듯 했다. 담임은 막연히 학생들을 일괄적으로 통제하고 지도하는 지휘자가 아닌 학생과 함께 소통하는 사람..아니 그들끼리 서슴없이 이야기 하고 관계 맺도록 도와주는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중의 하나가 교실 뒤편의 ‘게시판’의 사용과 관련된 것이다. ‘게시판은 장식품이 아니다’라는 지은이의 주장은 여태껏 틀에 박힌 사고를 하는 내 자신을 부끄럽게 했다. 특히나 나는 우리학교 환경담당으로 학기 초 교실 게시판 단장을 각 반 담임선생님께 부탁하기만 했지 보다 나은 방안은 없을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 보지 않았다.
일괄적으로 물품을 배급하여 각 반의 특색을 살리지 못한 그저그런 환경정리가 되게 하였다. ‘1년간 역동적인 게시판’이라...벌써 읽어도 몇 십번은 더 읽었을 교실 뒤 아이들의 이야기... 이 책을 읽고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학급을 운영할 때 여러 특이한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학급통신과 같은 방법은 아이들과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말로 한번 조회 종례를 하는 것보다 교사의 노력으로 아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러한 수고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또한 자리 바꾸기에 학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방법도 참 좋아보였다. 친한 학생들끼리 같이 앉으면 문제점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아이들은 자신에게 적절한 짝궁을 잘 골라냈다. 또한 학생들 스스로 사소한 것 하나까지 선택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스스로 영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아주 교육적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짝궁이 되기 싫은 아이 이름도 적게 함으로써 학급에 문제 상황이 있는지 여부도 파악하는 등 여러 장점이 있었다. 내년에 담임 역활을 한다면 이 방법은 꼭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거기다가 짝궁 끼리 유대감을 나눌 수 있는 방법 또한 고려해서 실시 해 보고 싶다.
지난 반년은 신규교사로서 언제나 턱에 숨이 찬 상태로 지났던 것 같다. 모든 일이 낯설었고 내 앞가름 하기 바빴다.
책의 구성은 월별로, 차례대로 펼쳐져 있다. 누구나 은근히 두려운 3월에서 첫 고비가 오는 4월…. 시간 순으로 배열된 저자의 한 해 학급 '살림'에 대한 이야기를 공감하며 따라가다 보면, 그가 내놓는 '노하우'는 자연스레 다가온다. 학기 초 아이들 속으로 깊이 들어가기 위한 '학부모 편지', 남자아이, 여자아이를 더 효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 '따로 종례', 아이들의 속내를 알기 위해 청소나 점심 시간을 활용한 '길거리 상담', 아이들끼리의 소통을 돕기 위한 '홀짝일기'와 '쪽지통신' 등 당장이라도 현실에 적용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 만약 이와 같은 방법들을 단순히 알리기만 했다면 여타의 책과 다를 바 없겠지만,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홀짝일기'와 같은 모둠일기를 쓸 때 '앞엣놈이 세 줄만 쓰면 뒤의 아이들도 다 그 모양으로 쓰기 때문에 시작 전에 1,2번을 따로 불러 각별하게 당부를 해야 한다'와 같이 경험에서 우러난 '팁'이 그 예다.
동전과 같은 노하우의 제공 외에도 이 책이 눈여겨지는 이유는 또 있다. 정보 제공의 측면만 강조했다면 자칫 지루해지기 쉬울 터인데, 일기 또는 에세이에서나 맛볼 수 있는 현장감이 듬뿍 담겨 있다는 점에서 술술 읽힌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허브통신이라는 이름의 쪽지통신이었다. 평소 종례를 늦게 끝낸다고 원성을 듣는 나로서는 이상대 선생님의 쪽지통신을 이용하며 좀 더 효율적으로 종례시간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평소 학생들이 학교에서 나눠주는 유인물들을 자세히 읽지도 않고, 집으로 가져가지 않는 모습 때문에 걱정이 되긴 하지만 처음에 잘만 익혀두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학기부터는 쪽지통신을 직접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일단 학생들이 그냥 나눠주면 버리기 일 수이므로 쪽지통신을 하나하나 모을 수 있도록 파일을 선물 할 생각이다.
또 하나 적용해 볼 만한 것은 동료 교사들에게도 쪽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른 교사들 보다 담임 맡은 반 아이들을 자주 대하긴 하지만 아이들이 모습을 모두 알 수 없기 마련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과 담임 선생님들에게 자기 반 학생들의 모습을 쪽지를 통해 물어보는 것이다.
학생지도를 위해 교사는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학급 살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세밀한 계획과 목표를 세워서 실천하고 점검하고 이제까지 해왔던 것을 반성하여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학생들의 행동을 민감하고 세밀하게 예측하고 관찰하며 항상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기울여서 학생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항상 궁금해 하고, 학급 내에서 서로 돕게 하여 존재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학급담임으로서 학생들을 휘어잡아 1년 동안 편하게 지내보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돕고, 관계를 개선하고, 그들의 성장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항상 목말라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에게 먼저 모범을 보이며 항상 학생들과 함께하고, 청소를 하고, 학생들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통하기 위해 학급일기, 쪽지통신, 학부모통신을 통해서 소통의 통로를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전반적으로 학급 통신과 돌려가며 일기 쓰는 내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는데 참 좋은 방법이다. 그 학급 통신은 학생들과의 의사소통을 조금 더 원활하게 해주고 학부모님도 학급의 일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 반의 35명의 학생들을 일일이 하루에 한 번씩 눈맞추고 인사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고,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학급의 사소한 일들을 글로 엮어서 배부하면 35명 모두에게 담임의 사랑과 진심을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학교생활에 있어서 기준은 1년이 된다. 신규교사이든 경력 10년차 교사이든 학교생활은 매년 새로운 시작이다. 이런 측면에서 1년을 기준으로 각 월마다 나누어 그때그때 교사가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놓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3월은 시작하는 시기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학급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 때 말로는 쉽게 하기 힘든 것을 저자가 소개하는 쪽지통신을 이용하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학기 초에는 교사와 학생들의 관계, 학생과 학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우리학급만의 생활방식을 만들고 이를 정립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이들과 짬짬이 상담도 하고, 게시판을 이용하며, 교실 구석을 활용하는 것 등 많은 것들을 함께 병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은 흐트러지는 아이들을 바로 세우기 위해 행운권 추첨 등의 강화를 주는 것도 참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닌,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