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허동현 이재범 하원호 노경채 장세윤 등 우리 역사학자 23인이 역사의 경계에서 살다간 인물들을 복원해 냈다. 지구 밖 외계에 대한 상상이 그렇듯, 인간 사회가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에 대한 상상은 과거로부터 쌓아온 현재를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역사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면서...
우리가 보고 있는 역사책에 기록된 역사는 그 과거에 일어난 그 사실 자체가 아니다. <나를 깨워라>에서는 역사란 기득권적인 입장인 승자의 입장에서 재구성된 것을 현재까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고 들었던 역사는 역사가가 자신의 역사관을 가지고 그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다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에 대한 것은 어떤 이가 작성했는지가 중요하다. 역사가가 과거 사실을 작성하는 것은 그의 세계관에 따라 달라진다. 동일한 과거의 사실이나 사건에 대해서는 역사를 서술하는 사람이 어떤 처지에 있고, 그 사람이 하고 있는 생각이 어떠한지에 따라 해석이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우리 역사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 때문에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인물들 그리고 그 이후에 역사적인 평가에서도 왜곡되어서 제대로 평가를 받아보지 못한 인물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Ⅰ. 서론
역사는 기록되어있는 사실이라고만 알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누구나 역사책을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며, 역사책은 객관적이라고 믿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역사책에는 사실이 기록되어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을 묘사한 방식은 사실이라기보다 ‘사건의 재구성’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또한, 빠진 기록이 있다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다. 기록되어있는 사건들만 보다 보면, 그것이 역사의 전부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기록되어있지 않은 사건들과 함께 보면 새로운 역사적 의미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역사는 일부 사건에 대한 재구성이기에 그 이면에는 감춰진 진실이 존재한다. 본론에서는 책 ‘나를 깨워라’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과 더불어 인상 깊은 두 인물 김옥균, 김원봉에 대해서 정리해볼 것이다.
Ⅱ. 본론
1) 패배자의 역사
역사에서는 항상 승리자만을 기록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역사적 기록들을 되돌아보면, 기득권인 승리자가 자신들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껏 학교에서 배웠고,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들은 진실 그 자체가 아닐 수 있다.
1. 패자의 역사도 중요하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역사 속의 승자들은 찬양되고, 한껏 미화되지만, 패자들은 왜곡되고 폄하되며 심한 경우 역사 속에서 완전히 지워져 버리는 예도 있다. 하지만, 흔히 잘 알려진 명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승자의 역사든 패자의 역사든 그것을 잊어버리고 묻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위대한 역사의식의 한 축을 스스로 잘라 내버리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역사는 우리에게 패자들의 이야기에서도 미래에 대한 방향과 경계심을 배우라고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물론, 치욕과 음란함 퇴폐와 부정으로 인해서 스스로 자멸해버린 비열한 패자가 아닌 격동의 역사 안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소신을 다하다가 스러져간 패자의 역사는 승자의 역사만큼 중요한 가르침을 줄 수 있다.
역사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이면서,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다. 나는 역사 과목을 좋아했지만, 역사 시험은 상당히 어렵고 힘들어했다. 왜냐하면 몇 년도에 무슨 사건이 일어났다고 요약하고 암기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역사 책 속 역사는 너무 멀고 나와는 상관없는 시대의 일이라는 생각도 한 몫 했다. 또한, 역사 속에 두각을 나타낸 위인들이 세상을 이끌고 지배한 영웅담을 기억하는 게 내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마음도 역사를 어렵게 느낀 계기로 작용했다.
이 책 <나를 깨워라>는 역사 속 인물 23인을 집중 조명하고 다룬다. 이들은 중요한 사건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었으나 동시에 다른 인물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긴 인물들이기도 하다.
<나를 깨워라>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역사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의 집합이다. 역사는 사관에 의해 선택된 사실들이 기록되어 진다. 이로 인해 누군가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중요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에 기록되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 속 인물들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정 인물이 살아갔던 시대적 상황이 그에게 어떠한 생각을 갖게 하였고 어떠한 행동을 하게 했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혜를 선사할 수 있다.
『나를 깨워라』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잊혀진 이름을 깨우다’에서는 역사 속에서 잊혀진 인물이었던 장주나, 김산, 정인홍, 이동휘, 원균, 김원봉, 어윤중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세상을 훔치다’에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었던 개혁가로서 김옥균, 정도전, 홍범도, 궁예, 이재유, 장보고, 윤세주, 전봉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계에 살다’에서는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간 조봉암, 허균, 연개소문, 유자명, 의자왕, 최영, 유길준, 여운형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