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리스 비극의 완성자'로 불리는 소포클레스의 비극들을 모은 작품집『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원전 번역으로 소개하는「원전으로 읽는 순수 고전 세계」시리즈 중 하나이다. 그리스 문학의 원전 번역에 각고의 세월을 바친 천병희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그리스 비극은 인류의 예술과...
비극은 주인공이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는 연극의 한 형식을 말하는 것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법한 사건이 일어났거나 사람의 의지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과의 갈등에 놓여 생기는 슬픔, 비참, 불행, 고통 등을 이야기할 때 비극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하게 된다. 비록 비극이라는 단어가 흔히 사용되는 단어라 하더라도 자신만은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한편으로는 되도록 멀리하고 싶은 단어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비극은 환영받지 못하는 장르일 것이라는 편견과 비극의 줄거리가 전해주는 어두운 느낌 때문에라도 즐겨 읽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은 그 동안 나에게 있어서 굳이 읽어야 할 책이 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소포클레스 비극은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 엘렉트라, 필록테테스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책은 희랍어 원전을 바로 번역한 것이라 완성도가 높다. 그 중에서도 ‘오이디푸스’ 그의 비극에 관해 논하고자 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음직한 단어이다. 이것은 남성이 부친을 증오하고 모친에 대해서 품는 무의식적인 성적 애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용어를 오이디푸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처음 접한다면, 이 인물에 대해 다분히 큰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정신분석학에서 쓰인 용어만 보자면, 자신의 의지대로 자기가 증오하는 상대가 또는 사랑하는 상대가 부모인 것을 자각하고 있지만,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행동과 감정의 상대가 부모인 것을 알지 못했고, 그렇게 정해진 운명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하지 않았지만, 부친을 죽이게 되고 자신을 낳은 어머니의 남편이 되고, 자식을 낳아 그 자식에게 한 어머니를 가진 형제이자 부모가 되고 만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