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에 마음산책은 장기간 품절됐던 페미니스트 여성 시 앤솔로지 『남자들은 모른다』를 새롭게 표지를 다듬어 다시 선보이게 됐다. 그간 여성 문인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단호히 거절하며 작품에 여성주의적 주체 인식을 분명히 드러내왔다. 2001년에 출간한 이 책엔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인...
이 책의 서론을 읽을 때는 거부감부터 들었다. 작가는 쉽게 풀어서 써도 되는 것을 왜 이렇게 어렵게 써 놓았는지에 대한 의문부터 들었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방에서 나왔던 것처럼 ‘작가는 순수한 상황에서 글을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글이 나온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먼저 이 책에 나온 시들은 대부분 나에게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개별적인 시들을 커다란 하나가 관통하고 있다. 서론에서 여성의 문학은 식민지의 문학, 싸움의 문학, 소수의 문학, 가로지르기의 문학, 객체에서 여성주의적 주체의 문학, 타나토스와 광기의 문학이라고 표현하였다. 바로 이것이 이 책에 실린 모든 시를 이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론의 그 장황함과 이해하기 어려움은 여성 문학의 특징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