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용상 아무런 관련은 없지만, 실제로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던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이 천재 무면허의사를 통해 철학적인 주제를 다뤘다면 현대의 블랙잭(헬로우 블랙잭)은 현대 의료계가 내포하고 있는 병폐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는 점에서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에 대한 오마주적인 색채를...
헬로우 블랙잭을 읽고 나서, 요한 빌리지에 오기 전, 정신질환자에 대해서 내가 가졌던 생각들을 다시금 꺼내 생각해보고 현재 달라진 견해들과 비교해보았다. 이렇듯, 헬로우 블랙잭의 이세야, 카도와키, 그리고 사이토는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었던 관점들과 그 관점들을 중심으로 한 견해들, 편견, 선입견이 어떠한지 다시 되돌아보게 해주는 책 이였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그들을 달리 바라봐야하는지 올바른 제시까지 해주는 책 이였다.
이 책을 통해 과거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에게 행해졌던 일들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특히, 40년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라면서 주인공에게 환자를 소개해 주는 부분에서 특히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정신간호학에서도 역사에 관해 배웠지만, 글을 통해 알게 되었던 사실인지라,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 상상해볼 생각은 못했었는데, 만화라는 책의 특성상, 시각적인 자극이 강하다 보니, 쉽게 환자의 입장에서 과거의 정신병원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고, 그 당시 환자들의 심정이 얼마나 처참했을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현대의 정신병원에서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요한병원이 사복을 입도록 함으로써 환자와 치료자의 구분을 따로 하지 않는 등, 점차 환자를 존중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 작가가 조현병에 관한 이해를 돕고자 환자의 입장에서 표현을 해 놓았는데, 이를 통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굉장히 유익했다. 나와 내가 아닌 게 구분되어 있는데, 그 구분되어 있는 걸 막이라고 한다면, 그 막에 구멍이 뚫린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