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락자백』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진술증거 평가의 심리학적 방법에 관한 연구회’가 네 건의 대표적인 원죄사건을 형사절차와 심리학의 두 측면에서 분석하고 정의로운 민주적 사법제도를 위한 제언을 담아낸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1990년대에는 고문과 폭행 등 물리적인 행사로 인해, 2000년대에는...
경찰, 검사, 법관은 형사 사건에 있어서 수사, 기소, 판결을 내리는 주체이다. 그러나 경찰은 대학입시에 성공하였거나 공무원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고, 검사나 판사는 사법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그 자리에 가기까지 습득한 지식은 법률에 관한 지식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범죄의 전후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법리를 적용하고 이를 집행하는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전락자백』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은 형사 사건에 있어서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일어날 수도 있을 법한 ‘억울한 자백’에 관한 문제들이다.
전락자백. 포승줄에 묶인 빨간 법봉과 함께 생소한 단어를 마주하였다. 자백이라는 단어는 익숙한데 전락자백이란 무엇인가. 한자를 보니 轉落이다. 국어사전을 인용하자면 나쁜 상태나 타락한 상태로 빠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전락자백은, 자백은 자백이지만 당사자를 나쁜 상태로 만드는 자백이라는 뜻이겠다.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본래 자백이란 자신이 지은 죄를 고백하여 인정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자백이란 본래 자신에게 불리한 것이 아닌가? 제목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던 차에 법봉 옆에 적힌 부제, ‘사람은 왜 짓지도 않은 죄를 자백하는가’를 발견하고 이것이 주제이겠거니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의 시작은 꽤나 흥미롭다. 하나의 허구의 사건에서 시작하는데, 피고인인 ‘나’가 유죄판결을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뒤로 사건의 사실관계와 나의 알리바이, 그리고 수사관의 수사과정이 병렬적으로 소개되는데 이를 통해 아무런 죄가 없는 ‘나’가 어떻게 피의자가 되고 어떻게 거짓자백, 즉 전락자백을 하게 되는지 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