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반 투르게네프의 대표작『아버지와 아들』은 ‘세대’간의 갈등에 주목한 러시아 소설로, 이 책의 저자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는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와 함께 러시아 3대 문인으로, 격변기 러시아의 사상적 갈등을 세밀한 관찰력으로 그려냈다. 진보와 보수간의 사상적 갈등을 아버지 세대와 아들...
우리는 현재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않는다면 유행에 뒤처진 사람 취급을 받는다. 역설적으로, 현대 사회는 개성이 중요한 시대라고 하며, 특색이 없는 사람을 ‘획일적’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시대에 발맞추지 않으면 유행에 뒤처진 사람이 되고, 동시대와 개인을 차별화하지 않는다면 획일적인 사람이 되는 다변화된 사회 속 가장 중요한 것은 옷이나 머리스타일 등의 외면적인 것보다는 개인의 사상일 것이다.
<책 ‘아버지와 아들’에는 예술과 원칙을 사랑하는 러시아인의 향존주의 정서가 드러나있다>
서론
이 책은 세대 갈등을 통해 예술이 과학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신세대 바자로프는 과학을, 구세대 파벨은 예술과 원칙을 대표한다. 신세대 아르카디는 처음에 친구 바자로프와 뜻을 함께 하다가 나중에는 구세대 파벨의 편이 된다. 바자로프는 계속해서 낭만이 무의미하다고 말하지만 오딘초바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순적인 모습을 통해 예술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본 레포트에서는 먼저 향존주의가 무엇인지 논한 후에 어떻게 이 책이 예술과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이러한 주제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러시아어 교직이수를 하면서 교육 철학 중 하나인 향존주의가 소설 ‘아버지와 아들’의 주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에 ‘교육사 및 교육 철학’ 수업을 들으면서 실용주의, 과학주의 등을 배경으로 탄생한 진보주의 교육 철학이 현대에 인기가 많다고 배웠다. 대표적인 진보주의 교육 철학자 존 듀이는 교육이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보주의와 대비되는 향존주의 철학자들은 경험주의를 비판하며 교육이 절대적이고 영원한 이성의 훈련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교육은 고전을 통해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다. 향존주의 철학자의 주장이 파벨과 아르카디의 아버지가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향존주의가 미국에서 탄생한 교육철학이기는 하지만 이번 레포트에서는 책을 통해 본 예술과 원칙을 사랑하는 러시아인의 향존주의 정서를 다루고자 한다.
이반 세르게이비치 투르게네프는 19세기 대표적인 러시아의 소설가이다. 투르게네프는 1818년 러시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유년시절의 대부분을 러시아 중부 오룔의 시골 마을에서 보냈다. 그는 농노들을 가혹하게 대하는 어머니를 보며 농노제에 대한 반감을 가졌다. 이러한 반감을 가진 채 성인이 된 그는 서구인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였는데, 그들은 투르게네프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반 투르게네프 아버지와 아들 독후감
“솔직히 말하면 한 가지가 괴로워요. 이제야말로 아르카디와 친해져서 정답게 살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는데 나는 뒤떨어져 있고 그 애는 앞으로 달아나버렸어요. 우린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요.”
이반 투르게네프의 대표적인 작품인 『아버지와 아들』은 리얼리즘 문학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인물의 성격을 중심으로 한 세부 묘사가 돋보인다.
낭만주의와 자유주의의 성격을 갖는 귀족 출신의 바벨과 니콜라이는 아버지 세대의 대표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특히 파벨은 아버지 세대의 선두주자로 귀족들 중에서도 자유주의적 귀족의 모범으로 돋보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내가 이룩해 놓은 세상에서 갖은 단물을 빨아 먹고 자란 너희’라고 아들 세대를 표현할 정도로 자신의 이념에 대한 높은 자존감을 지니고 있으며,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는 강한 진보주의적 성격을 지닌 아들 세대를 이런 식으로 비꼬곤 한다.
뚜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은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의 갈등을 다루는 19세기 중반 러시아의 과도기적 사회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급진주의적인 아들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주인공 바자로프와 그의 친구 아르카디다. 바자로프는 의사를 지망하는 젊은 자연 과학자이며, 아르카디는 신세대 자유주의자의 초상이다. 그리고 이들과 대립하는 슬라브주의자를 대표하는 인물은 아르카디의 아버지 니콜라이와 큰아버지 파벨이다. 특히 인물간에서도 바자로프와 파벨이 가장 극심하게 대립을 하게되는데,
투르게네프는 돈(농노와 영지) 때문에 부유하고 늙은 여지주와 결혼한 아버지와 그 여지주의 자식이었다. 그 부모는 농노(재산)문제로 싸움을 멈추지 않았고 투르게네프의 유년은 우울했다. 이 떄문에 그는 유독 농노제를 증오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그의 농노제에 대한 반감은 작품에도 잘 나타난다.
이 작품의 농노해방령이 내린 직후, 농노제에 익숙한 늙은 시골지주, 즉 아버지 세대와 도시에서 교육받은 진보 성향의 아들 세대의 갈등을 그린다. 당시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농노해방령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면, 알렉산드르 Ⅱ세는 1861년 농노해방령을 선언한다. 그러나 농노해방령은 타협적이며 기만적이었다. 우선, 국가는 농노들이 지주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경작하던 농토를 분여지라 하여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이 분여지는 농민이나 농가에게 개별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르를 통해 주어지는 것이어서, 농민은 미르의 통제를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