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12년생으로 아흔이 된 이 프랑스 노신부의 이름 앞에는 '프랑스 최고의' 혹은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공동체 '엠마우스'의 창시자이며 프랑스에서 7번이나 '가장 좋아하는 인물'로 선정된 그에 대한 애정의 표시이다.
<단순한 기쁨>은 이 아베...
저자의 발상에 100퍼센트 동감하긴 어려웠다. 나는 ‘타인은 지옥’이라고 본 사르트르의 주장을 좋아한다. 다만 사회와 단절해서 사는 고독을 좋아한다고 연대를 무시하고 남들과 아예 상종 안 하려는 태도는 지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자신의 지위와 갖고 있는 능력들을 활용해서 사회적인 약자와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었나 생각해봐야 한다는 그런 발상이 좋았다.
이런 마인드는 종교계 사람들이 아니라도 일반 사람들도 가져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마인드이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다. 저자는 종교계에서 종사하는 신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충고’를 섣불리 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매우 특이한 주장을 한다. 진정으로 고통을 공감하고 어루만지려는 태도가 없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 것인데 나도 공감을 한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우리집에 전시물처럼 진열된 책장을 쳐다보다 한 눈에 딱 들어오는 한권의 책이 있었다. 바로 피에르 신부의 ‘단순한 기쁨’ 이다. 아마도 책 표지에서 풍기듯이 ‘어떤 기쁨이 이 책속에 비밀로 숨겨져 있을까?’ 나는 궁금하였다.
이 책의 저자인 피에르 신부에 대하여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피에르 신부는 1912년 프랑스 리옹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1930년 카푸친 수도회에 입회해 그의 나이 19살에 신부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하였으며, 전쟁이 끝난 1945년 하원의원에 당선돼 6년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였다.
몇 년 전까지 종교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종교란 이데올로기의 일종이고 인류 문화의 하나 정도로 생각했고 인류의 많은 문화유산 중 하나로 치부하고 살았다. 종교 이외에도 내가 궁금하고 관심을 가지고 알고 싶은 것은 무진장했으며 주변에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종교를 가진 이들 조차도 종교를 가지는 것을 회의하게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대한 지평을 갈망하지만 끊임없이 온갖 장애물에, 대개의 경우 내면적인 장애물에 부딪히는 게 바로 인간의 마음이라는 데서 시작하는 신부님의 이야기는 잔잔하다가도 핵심을 콱, 찔러 주고, 부패해가는 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도 머뭇거림이 없다. 피에르 신부는 프랑스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중 한 명이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다는 의미인데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라고 칭하는 이유를 이 책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처음에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는, 아무래도 신부님이 쓰신 것인 만큼, 실제적인 삶의 이야기 보다는 이론적이고, 영적인 이야기를 다루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제목이 단순한 기쁨이니, 우리가 삶의 소소한 일들로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서술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살펴보니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책의 대부분은, 이론적인 성경 이야기나 신학적인 이야기 보다는 실제적인 삶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피에르 신부가 사는 동안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예화를 하나하나 도입하면서 그와 관련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서 다룬다. 그렇다. 이 책의 키워드는 단연 "하나님의 사랑" 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생각과 말이 일치하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좋은 생각과 말들은 넘쳐나지만, 그에 맞는 행동은 찾기 힘든 시대가 지금 이 시대라는 점에서 피에르신부님은 너무나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