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꽃 같은 말만 강요하는 세상에 던지는 뱀 같은 말로, 외칠 수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만의 목소리로 굳건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든 그녀들에게 조금은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진실된 위로를 건네는 책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이 출간되었다.
아주어린 산골짜기 꼬마소녀였던 나는 책에 그렇게 관심이 있던 꼬마소녀가 아니었다.
그런 꼬마소녀였어도 빨간모자 이야기나 인어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는 널리 퍼진 이야기였고, 모든 이야기는 선한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사람은 벌을 받는 권선징악의 뜻으로 풀이되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알게 모르게 우리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아름답기만 했던 이야기들의 다른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그 속에 담긴 뜻을 알게 된다면 아름답기만 이야기들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푸름수염의 딸 단락은 푸른수염이야기로 시작된다. 푸른수염은 부유한 남자이다. 하지만 푸른수염이라 무시무시해 보이는데다 여러번 결혼했으나 그의 아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여자들은 이를 피했다.
그의 이웃 중에 예 쁜딸을 둔 이웃이 한명 있었는데 그의 작은딸이 푸른수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푸른수염의 집에는 절대 들어가선 안되는 방이 있었는데 작은딸은 푸른수염이 집을 비운사이 그 금기를 깨고 방에 들어가게 된다. 그 방에는 그동안 행방이 묘연하고 소문만 무성했던 아내들의 시체들이 쌓여있었다. 집에 들어온 푸른수염은 금기를 깬 작은딸을 죽이려 하지만 말을타고 온 오빠들에 의해 되려 죽임을 당하게 된다.
그 푸른수염의 성과 재산을 모두 물려받은 작은딸은 다른남자와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 이다. 푸른수염의 성은 자신의 내면의 세계이며, 푸른수염에 잡아먹힌 아내들은 여성의 내면에 분열된 자신들이다. 여성을 도와주는 언니나 오빠들은 자신이 비축해 두었던 내면의 힘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푸른수염은 무엇을 상징할까?
아마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여자로 살아가면서 억압해 왔던 그 무언가 이리라.
부정적인 아버지의 상을 새기고 자란 여성은 생각한다. 아버지와 같은 남자와 만나지 않을거라 다짐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만나 남자는 아버지와 비슷한 사람이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도 또 비슷한 사람이다.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손 없는 소녀’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