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 방송프로그램 중 ‘나는 자연인이다’란 프로그램이 인기다. 그만큼 속세에서 살아가기가 퍽퍽하다는 방증(傍證)일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석용산 스님이 지은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란 책을 읽었다. 오래 전 사무실 책꽂이에 꽂아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며칠 전에 읽은 책이다.
석용산 스님은 대 자유인이 되겠다고 부모형제, 사형제와 스승까지 버렸다. 심지어 부처마저 버리고 나니 모두 본래 제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세상이 미우면 미운 대로 살고,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살고, 아프면 아픈 대로 살겠다며 떠난 진리의 여행. 인간은 깨닫지 못하면 하루에도 만 번 죽고 만 번 사는 것. 틀에 갇힌 세상을 떠나 높푸른 스님과 함께 삼생을 넘나들며 한 걸음씩 내딛는 깨달음의 여행. 작은 어항을 깨고 나서 보니 세계가 내 집이요, 우주가 내 품이었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