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성적 금기와 통념을 깨뜨리고 남자으로 지낸 여자 저널리스트 노라 벤센트의 남장 프로젝트, 『548일 남장 체험』. 레즈비언으로서 어린 시절부터 남자과 여자의 경계에서 심리적인 갈등을 겪어온 '노라'는, 자유롭고 당당해 보이는 남자의 세계를 동경해왔다. 그러한 동경은 남자에 대한 편견과 맞물려 남성성의...
#0. 그만 좀 싸워라.
갈수록 남녀문제가 격화되고 있다. 극과 극의 싸움이며 소통의 부재다. 서로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으니 문제가 해결될리가 없다. 가부장제 프레임 안에서는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모두가 피해자이다. 남자는 자신의 몸집보다 몇배나 큰 갑옷을 입고 투구로 자신의 약한 모습을 가리는 법을 교육 받는다. 남자기에 울지 못한다. 여자는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맞추어 코르셋을 입고 있다. 숙녀처럼 정숙하되 남자를 홀리는 요염함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성녀와 창녀 프레임에 갇혀있다. 아름답지 않으면 여자가 아니다. 이 둘을 서로가 인정하고 가야한다. 어느 한쪽만이 가해자이고, 어느 한쪽만이 피해자인게 아니다.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남녀문제에 대해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이 책의 결론도 비슷하다. 그래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1. 548일 남장체험. 제목 그대로.
노라 빈센트라는 탐구심 왕성한 여기자가 남장을 하고 548일간 여러 지역을 옮겨다니며 남자들의 사회를 체험하고 쓴 에세이/회고 형식의 글이다. 유튜브에서 관련 다큐를 보고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던 책인데 여러가지 이유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번역본은 절판, 동네도서관에는 없음, 원서는 3만원대로 가격이 만만치 않음 등)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동네도서관에서 발견했다. 검색할 때는 안나오더니 아마 데이터베이스에 누락된 모양이었다. 어쨌든 럭키.
#2. 맘에 드는거.
일단은 작가의 불도저급 추진력에 박수 한 번. 자신의 인생을 걸고 거의 일년 반 동안 남장을 했다. 체험이 끝나고 정신이 피폐해져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호기심과 탐구심을 숭배하는 개인으로 존경심이 든다.
작가는 남초영업회사, 스트립클럽, 볼링클럽, 수도원, 남성성되찾기단체 등 다양한 환경에서 남자를 체험한다. 서두에 작가가 밝혔듯이, 이 책은 논문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환경이 아닌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극단적인 장소들에서 체험이 진행되었고 나라도 한국이 아닌 미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