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조학예상 수상작가 오오사키 요시오 소설집. 2000년 한 해 동안 신조문예지와 현대문예지에 발표한 단편소설들을 모은 것으로, 섬세한 문체와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책에 수록된 작품 네 편 모두 '청춘의 시절'이 끝난 중년남성 '나'가, 지나가 버린 젊은의 날들, 혹은 두 번 다시 만나지...
처음 이 소설을 접하게 된 것은 어느 블로거의 추천글을 통해서였다. 내가 읽은 대부분의 일본소설이 미스터리나 추리물이었던 탓에 나는 일본소설에 대해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소설은 그러한 편견을 깨끗이 씻어 준다. 직접적으로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도 애틋한 마음을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어서 길게 여운이 남기도 한다. 단편소설이라 내용이 아쉽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 함께 길을 떠나는 여행자가 되어주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건축에 대해서도 조예를 얻을 수가 있어서 두고두고 읽기에도 좋다. 여행을 떠나는 길이라면 함께 갈 책으로 추천하기 싶기도 한 책이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이 책을 다 보고 나서는 단종되어버린 책을 찾아 중고서점까지 기웃거려서 겨우 소장하게 되었다.
소설의 도입은 유럽여행을 하며 여름을 보내고 있는 남자 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것도 파리. 3개월째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소설가 ‘겐지’는 세 번째 장편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값싼 호텔에 장기 투숙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