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5권 <맹자,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에서는 진정한 보수성이란 무엇인지, 전통을 강조하는 유학이 과연 배척당해야만 하는 것인가에 관하여 생각하게끔한다. 보수란 전통을 사랑하고 공동체의 회복을 주장하며 인간도덕성의 회복을 주장하는 것이데 비해 우리 시대 보수주의자들은 어떤 이론적 실천적...
최근 몇 년간 ‘보수적’이라는 말은 나를 수식하기에 매우 적합한 단어 중 하나였다. 내 교복은 늘 단정하게 다려져 있었고, 일주일 내내 오가는 곳은 학교, 집, 교회가 전부였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진 사람은 공부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렇게 할 때 듣게 되는 칭찬을 좋아했다. 그리고 그것이 ‘보수적’인 생활을 해야 하는 이유이자, 동시에 올바른 행동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있어 보수적이라는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 올바른 길을 따르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를 수식하는 ‘보수적’이라는 단어에는 분명히 부정적인 의미도 존재한다. 스스로가 올바른 길을 따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반대로 나와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옳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나와 다른 삶의 방식,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그르다고 규정짓게 되며, 부정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나 역시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나와 다르게 행동하는 친구들에 대해 약간은 배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