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의 지은이는 노무현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후 자서전이다. 생전의 메모와 자료, 구술한 내용들을 토대로 노무현 재단과 유시민 전 장관이 가족들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출간되었다. 2011년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고 2년이 지나 소장하기위해 구입하였다. 2011년 이후 내 스마트폰 배경화면은 쭉 이책의 표지이다.
노무현은 1946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서 태어 났다.
2016년 여름, 우리 가족은 휴가지로 부산으로 정했다.
청주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 우리는 부산에서 멀지않은 김해 노무현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마을 어귀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국화꽃을 파는 가게였다.
나는 흰색 국화꽃 한 송이를 샀다. 고요히 잠들어 계실 대통령님을 추모하고픈 마음에서였다.
국화꽃을 들고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았다. 복원해 놓은 생가는 초가집으로 아주 작고 아담했다.
아마도 집이 무척 가난했던 것으로 보여 졌다. 그리고나서 우리는 노무현대통령이 서거하시기 전 까지 머물렀던 집을 구경하고 싶었다.
이 책은 이미 몇 년 전 읽은 책이었다. 당시 이 책을 읽고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대해 크게 실망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느꼈던 일들이 하나씩 상기되었다. 대통령이 될 만한 소양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으면 얼마나 나라가 혼란스럽고 시끄러워지는지는 당시 이미 충분히 느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들은 쉽게 망각했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이 책을 다시 펴 들었다.
얼마 전 현 대통령 문재인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을 읽어보았다. 이미 많은 언론 매체에 소개되었기에 내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한번은 직접 전편을 읽고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다. 문재인의 책은 이 책을 읽고 노무현에게 실망했던 것보다 훨씬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Ⅰ. 머리말
‘저는 언론을 권력으로써 어떻게 흔들 생각도 없지만, 그러나 언론에 고개를 숙이고 비굴하게 굴복하는 정치인은 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맞서 싸울 것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제게 힘을 주십시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십시오!’ 소위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한다던 군복무 시절, 어느 영화관에서 남 몰래 들을 수 있었던 저 목소리는 아직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뒤이어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는 동서화합, 할 말 하고 사는 민주주의 사회, 그리고 중산층도 서민층도 다 함께 잘 사는 나라 등의 제법 어색한 단어들이 연달아 귓가에 울려오자 저는 한동안 흘려보내왔던 한 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한때 대한민국에는 노무현이라는 대통령이 있었구나. 그러나 저 멀리 떠났기에 이제는 더 이상 찾아뵐 수 없겠구나.
이후 저는 한 동안 ‘노무현 후보’에게 푹 빠지었습니다. 수사학(修辭學)에 제법 관심을 가진 저로서는 한마디 한마디가 낭랑하고 설득력 있던 모습에 매료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영화관에서 짧게나마 보았던 연설의 전문 음성을 구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귀에 꼽고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과거 사투리라곤 생각지도 못하던 서울 토박이였지만 어느새 그분의 억양과 단어들을 조금씩 따라하던 저를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밖에 어릴 적부터 들어온 이야기들 덕분에 친숙하고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착각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자 주변인들은 저에게 묻기 시작하였습니다. ‘너는 왜 노무현대통령을 우호적으로 생각하느냐? 대통령으로서 노무현이 해낸 업적은 무엇 이느냐?’ 부끄럽게도 저는 말문이 막혔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인물에 대한 존중의 이유가 다였을 뿐, 그분이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에 어떠한 족적이나 영향을 남기었는지는 생각해본 바 없었으니 말입니다. 이후 뒤늦게나마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나 정치사 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지만, 당시 제가 처하였던 위치적 신분과 주변을 위하여 그 바람은 잠시 접어두어야만 하였습니다.
1946년 경남 김해 봉하 마을에서 아버지 노판석과 어머니 이순례의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노무현은 대한민국의 제 16대 대통령을 지냈고 퇴임 후 고향 봉하 마을로 돌아왔고, 2009년 5월 23일 봉하 마을 뒷산의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했다.
올해 5월 문재인이 대한민국의 제 19대 대통령이 되었다. 문재인이 당선이 되면서 뉴스에서는 ‘노무현’ 이라는 이름을 쉽게 볼 수가 있었다. 내가 아는 노무현이라고는 대한민국의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노무현이 퇴임을 했을 때만 해도 나는 아직 8살 밖에 되지 않았기에 노무현에 대해 잘 몰랐다.
작년 2016년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탄핵으로 쏠렸고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기에 이른다. 뉴스나 부모님을 보며 국민들은 이러한 사태를 지켜보면서 많이들 노무현의 참여 정부 시절을 그리워하였던 거 같다. 그러한 마음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문재인이 19대 대통령이 되었다.
바보, 인권변호사, 5공청문회 영웅, 낙선전문가, 막걸리할배, 서민대통령...
대한민국 제 16대 대통령 노무현을 형용하는 여러 표현이 있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간 노무현 이라는 표현이다.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였지만 가장 낮은 자리를 마다하지 않던 그 모습을 나는 안타깝게도 그 분의 서거 이 후 알게되었다.
지금의 주변 또래들도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나도 군사독재시절, 민주화운동이 치열하던 격동의 시절, 눈부신 경제성장시대, IMF등의 굵직한 시대의 흐름을 겪어보지 못했기때문에 잘 알지 못했다. 지금은 그저 개인의 자유의사가 충분히 발현되는 민주적인 사회일 뿐 아니라 자본이라는 명확한 기준 아래 합리적으로 정렬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이 당선되면서 자연스럽게 재평가 받는 인물이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노무현이 재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그의 비서실장인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노무현의 죽음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면, 문재인이 정치에 나선 것 또한 운명이었다.
노무현의 삶과 죽음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은 운명의 거미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은 유서에서 슬퍼하지도 원망하지도 말라며 그것은 다 운명이라고 말한다. 노무현은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였지만,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간절히 되돌리고 싶은 운명이다. 다만, 유년시절 반항적 기질에 자존심까지 강했던 노무현이었기에 차라리 죽음을 택할지언정 굴복하거나 비굴해지지 않으려고 했던 결과임을 안다.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아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많은 국민들은 최순실 게이트 사건 이래 시도 때도 없이 드러나는 거악의 진상 끝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고 이런 반응 못지 않게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이런 시기에 이 책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교보문고에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른 이 책은 내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도 충분했다. 나는 다시한번 이 책을 통해 그의 생각과 발자취를 따라 깊은 생각에 빠져볼 참이다.
노무현! 역사가 이 사람을 어떻게 그려낼지 정말 궁금하다. 현재 그를 정의할 수 있는 단어가 몇몇 있다. 불운의 개혁가, 실패한 정치가 등 우리는 그를 여러 측면에서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는 머리로서 기억되는 사람이기 보다는 가슴속에 살아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분명 그가 너무 무심히 우리 곁을 떠난 것 같아 원망도 해보고 한탄스럽기도 했지만 여전히 우리 가슴속 한 켠에는 그가 살아있다. 이런 마음은 진보나 보수나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요즘 정치판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여전히 그의 이름 하나 만으로도 커다란 정치세력이니 말이다. 그는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을 지우라고 했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는 더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아마 이런 대통령을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마음에 그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 왠지 우리가 그를 알아봐주지 못해 그가 떠난 것 같아 더 아쉽게만 느껴진다.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 어떤 사람이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먼저 알아보라. 그러면 그의 행동, 아니 어쩌면 그의 인간성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를 얻게 될 것이다.>
노무현대통령, 아니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알고 싶어졌다. 미소 짓는 표정에 이마에 있는 주름하나가 익숙한 나에게 115p. 의 사진은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알고 싶게 만들었다. 내가 정치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그저 어른들의 말, 언론의 보도를 전해 듣는 수준이니, 노무현의 생각, 가치관을 알고 싶었을 뿐 이였고 그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지 책 앞장에 유시민의원이 쓴 글은 솔직히 와 닿지도, 좋은 느낌을 받지도 않았다. 단지 노무현이 직접 완성한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과 이 책을 읽을 때 감안해야 하는 사항들을 염두 하는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