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범인 없는 살인의 밤』에 수록된 일곱 편의 단편은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과 기발한 트릭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평범한 학생들의 마음속에 깃든 뜻밖의 살의를 그려낸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 유아 살인사건 이면에 감춰진 가족의 비극을 그린 〈어둠 속의 두 사람〉은 가족 혹은 가족...
제목처럼 범인이 모호한 경우 직접적이진 않지만 어쩌면 원인을 제공 했을지 모르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옴니버스식으로 이루어진 구성으로 주인공과 화자가 바뀌는 것으로 한편 한편 단편으로 이루어져있어 읽기 편하다. 첫번째 이야기는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남학생의 이야기이며 그학생이 왜 죽었는지에 대하여 추리를 하게 되는데, 그가죽은 이유가 직접적으로 어떤 관련이 있으며, 결정적인지에 대해서 모호하기 때문에 이점이 소설에서 느껴지는 재밌는 점인것 같다.
범인없는 살인의 밤은 최근에 나온 작품으로 알고 있다. 확실히 히가시노 게이고는 요즘 글빨이 상당히 떨어진 것 같다. 글에 힘이 없진 않으나 소재가 떨어진 것인지 참신함도 없고 예전처럼 번뜩이는 맛이 사라진 것 같다. 수상한 사람들이라는 작품부터해서 최근에 정말로 실망스럽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에피소드는 바로 학교에서 거울로 햇빛을 비춰서 학생을 떨어뜨려 죽인 것이다. 축구부였다가 고등학교 가서 잘 못하게 된 학생이었는데 여자친구가 떨어뜨려 죽인 것이다. 주인공은 그 여자애를 좋아했다는 것이 정말로 짜증이 났다. 아무리 의리가 없어도 그랬다.
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에피소드는 남동생이자 아들을 죽였다는 에피소드였다. 중간에 갑자기 선생한테 향수를 뿌려 보라고 하는 것이 복선인 것이 티가 나긴 했다. 마지막에 아들이자 남동생이라는 표현도 참신하고 소름이 돋았다. 그런데 새 엄마가 새 아이를 유혹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번에 읽은 책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다. 기존 읽었던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전에 읽었던 책은 장편소설이었다. 이 책은 여러 단편이 묶인 책이고 마지막 단편의 이야기가 책의 제목인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다.
<작은 고의>, <어둠 속의 두 사람>, <춤추는 아이>, <끝없는 밤>, <하얀 흉기>, <굿바이 코치>, <범인 없는 살인의 밤> 모두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고 밤에 일어난 살인 사건의 가해자를 추리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이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어둠 속의 두 사람>이다.
히가시노 게이코는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로써 사회생활을 하다가 추리 소설가로 전향하였다.
그래서인지 표면으로 들어나는 문제와 근본 메커니즘을 다룬 이야기가 많다.
이 책은 작가의 초창기 단편 작품으로 총 7편이 수록되어 있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다루어 보겠다.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
주인공 료는 요코를 짝사랑한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는 초등학교때 부터 연인관계였던 다쓰야가 있고, 다쓰야는 주인공의 친구이다. 그래서 료는 둘을 바라만 본다.
다쓰야가 사고로 죽는다. 의문이 남는 사건이었지만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료는 요코와 연인이 된다.
어느날 다쓰야의 어머니의 편지로 인해 그의 죽음이 요코 때문임을 알게 되고 요코와 헤어지게 된다.
"작은 사랑에 속박되는 것이 견딜 수 없었어. 다쓰야의 연인이 아니라 요코로 살아가고 싶었어" 요코가 자신의 작은 고의에 의한 살인을 고백하며 했던 말이다. 공감가지 않는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엄중한 규칙과 법규속에서 가끔 우리는 작은 공격성을 느끼거나 사고라고 났으면 하는 무의식을 느끼곤 할 것이다.
*줄거리*
1.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
나카오카는 친한 친구인 다쓰요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그는 친구의 죽음을 되짚어 보기로 한다.
목격자 후지오는 사건 당시에 반대편 건물에서 나카오카가 옥상에서 떨어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주변 친구들의 탐문 결과 나카오카는 어떤 번쩍임이 있은 직후 친구가 떨어졌음을 알게 된다. 얼마 후 다쓰요를 짝사랑한 미요코의 자살 소동이 일어나고 나카오카는 미요코가 당일 반대편 옥상의 거울 빛을 다쓰요에게 쏘았음을 알게 된다. 1년 후 나카오카는 다쓰요의 엄마로부터 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나카오카는 다쓰요가 죽는 날 옥상에 다쓰요가 여자친구인 요코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간 요코와 다쓰요에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나카오카는 눈치채지 못했다. 요코가 다쓰요에게 지쳐가고 있음을 게다가 다쓰요의 절친인 자신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음을 말이다. 요코는 다쓰요를 짝사랑했지만 거부 당한 미요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미요코는 다쓰요가 놀라도록 거울 빛을 쏘았다. 그리고 요코는 반대편 건물에서 미요코가 거울을 비추는 것을 이미 보았다.
<중 략>
*감상평*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라는 이 단편에는 7개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제목 참 잘 지었다는 것이다. 범인 없는 살인이라니, 사실 단편인지도 모르고 책의 제목에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7편의 단편 모두가 책의 제목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소녀의 작은 고의에 대한 부분은 흔히 미필적 고의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 몇백분의 1의 작은 확률에 기댔다고는 하지만 헤어지고 싶은 남자친구를 누군가 해하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자리에 그대로 둠으로써 죽게 만들어 버린 소녀의 이야기는 죽을지도 모르는데 옥상에서 돌을 던지는 아이들의 행태와도 같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는지 소녀의 마음이 궁금해졌고 일순간 나도 살면서 한번은 느꼈을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코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곱 편 모두 탄탄한 구성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반전으로 읽는 내내 긴장감과 궁금증을 계속 갖도록 했다.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는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등장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잘 표현하였다. 그리고 제시된 설정 또는 주변 환경이 자연스러웠다. 뭐가 억지로 강요하는 듯 함을 느낄 수 없었다. 나의 우연한 행동이 경우에 따라서 내 의도와 무관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춤추는 아이〉는 매주 수요일 늦은 오후에 학교 체육관에서 춤을 추는 여학생을 좋아한 남학생이 있었다. 남학생은 여학생을 직접 만나 볼 용기를 갖지 못했다. 대신에 음료와 쪽지를 체육관 앞에 두어, 연습을 마친 여학생이 가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남학생의 순수하고 여학생에 대한 애뜻함을 담은 이 행동이 결과적으로 여학생에게 자살까지 이르게 하는 여러 과정의 단초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