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주의 생성과 생명의 탄생이 창조주의 은총과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연의 법칙에 따라 저절로 그리고 우연히 나타난 결과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담아 당시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다윈의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과 진화 이론은 그 후 150여 년이라는 길지 않은 세월동안 혹독한 시련과 담금질을 겪으며 빠르게 인류 문명과 여타 학문 세계로 전파되었다.
이 책에서 환경적인 제한 요인 없는 무제한 번식의 개체수 계산의 사례를 통해 환경적 제한요인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환경저항이 없다면 어느 생물이든지 무게와 부피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은 환경저항이 얼마나 지구 생태계에서 큰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또한 앨리 효과가 심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개발이 계속되는 이상 앨리 효과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2009년은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한지 150년이 되는 해였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2009년을 '다윈의 해'로 정하고, 1년 내내 학술 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하였다. 어떤 책이 15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출판되어 팔리고 있고, 끊임없이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연구가 되고 있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나는 시간이 책을 고른다는 말을 믿는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어떤 생각을 담은 책이기에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까. 나는 다윈의 저서들을 읽기에 앞서 다윈의 이론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 해 온 사람들이 그 이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내 기본 지식이 얕아 다윈의 사상에 바로 접근하기 두렵기도 했다. 예전에 『인간과 동물』, 『과학자의 서재』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책들을 통해서 최재천 교수를 접하게 되었다. 최재천 교수는 동물학자, 동물행동학자, 통섭학자 등으로 불린다.
책을 읽으며 생물학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되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생각을 한 부분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파트였다. 해당 바이러스는 철새 분변에서 검출된다. 하지만 철새는 물론 텃새들도 오랫동안 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공존해왔으며 해마다 새들 중 소수만이 죽었다. 하지만 닭장 속 상황은 매우 다르다. 우리는 단 한 마리의 닭만 비실거려도 순식간에 닭장 안의 닭들이 모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직 건강해 보이는 닭까지 생매장한다. 그럼 왜 야생 조류에겐 문제되지 않는 일이 닭장 속 닭들에겐 큰 결과를 보이는 걸까?
서론
● 물리학 vs. 생물학
저자의 넓고도 깊은 다양한 학문에 관한 지식과 통찰 가운데, 흥미로운 이야기 중 한 부분이 바로 물리학과 생물학에 대한 비교이다. 역사적으로 생물학자들은 물리학자들에 의해 다소 무시를 당해왔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물리학이란 어떠한 이론과 함께 그 이론을 표현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 때문에 엄청난 정교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물리학의 새로운 이론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수학적인 논리와 수식이 사용되므로 검증 과정이 비교적 분명하다는 것이다. 또한, 숫적으로 훨씬 많은 물리학자들이 배출되었고, 이들이 제안한 새로운 이론들로 인해 그 기반이 상대적으로 탄탄하여 늘 과학계에 있어서 생물학에 비해 우위에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에 비해 생물학은 일반적인 원리보다는 다양한 현상들을 관찰해야하고, 그 복잡한 현상을 일반화시킨다는 것이 무척이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한다.
'다윈 지능'은 다윈의 진화론과 관련된 최재천 교수의 경험과 관련된 여러 가지 학설과 논쟁, 지식 등을 다양한 주제로 폭넓게 다루었다. 다윈의 진화론을 살펴보고 진화의 방향성 문제와 진화론을 둘러싼 논쟁들을 정리한 책이다.
최재천 교수는 진화론의 간결함과 단순함을 강조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진화라는 것은 변화를 의미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세대 간에 일어나는 생물체의 형태와 행동의 변화를 말한다. 생물의 형질은 DNA의 구조로부터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거치면서 변화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