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러시아의 어느 소도시에 암행 검찰관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시장을 비롯한 관리들은 여관에 묵고 있던 허풍쟁이 하급 관리 흘레스따꼬프를 검찰관으로 착각한다. 이들은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가짜 검찰관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연회까지 베풀어준다. 흘레스따꼬프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시장의 딸에게...
저자에대하여
본 저자는 1809년 폴타바 지방의 소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문학을 좋아하여 고교 시절에는 직접 희곡을 써서 공연을 하고 잡지를 발행하기도 했다. 1828년 김나지움을 마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는 관공서에서 일을 하기도 했으나 작가로서의 소명 의식을 가지고 시와 소설들을 발표했다. 1836년 발표한 감찰관은 고골이 자신의 창작 경향을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로 새롭게 전향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1840년대를 거치며 작가로서의 자신의 재능에 회의를 느낀 고골은 악에 대해 풍자한 지금까지의 소설과는 다른, 도덕적 완성과 악에서의 부활을 그린 죽은 혼 2부를 집필하기 시작하나 실패한다.
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책제목을 접했을 때에 검찰관이라는 제목은 다소 딱딱하여 마치 어떤 형사 사건에 대한 해결을 주제로 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고골리의 성장배경과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조사하고 책을 비로소 넘겼을 때 작가가 풍자를 목적으로 글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러시아의 정치체제에서의 관료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책의 첫 부분부터 등장하는 낯선 러시아 이름의 인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검찰관이라는 러시아 작품을 관람하고 우선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선, 장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작품을 보기 전에 대본을 먼저 읽어보고 공연을 관람했던 터라 나름대로의 고정관념처럼 내 머릿속에 모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완전히 그것을 거부한 작품이라는 것을 먼저 밝히는 바다. 우선 공연을 보러 극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배우들이 이미 무대위에 나와 있어서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처음에는 아르토가 ‘첸지일가’에서 마네킹을 사용한 것처럼 마네킹인가 생각했는데 그들은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이리저리 작은 움직임) 공연이 시작되면서 그들이 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너무 특이하고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7명의 코러스 (하모니) 들이 나오는데 배우가 그들을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사를 시켜주며 박수를 유도하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극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고 그들은 마치 살아있는 음향시설이나 음악처럼 아카펠라를 사용하며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생음악이 음향을 틀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를 사용해서 음향을 했다는 것이 아주 색다르고 특이했고 배우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듯 보였으며 때론 아름답고 웃기거나 특이한 소리로 이 극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큼 신선했다. 또, 배우들의 움직임이 짜여져 있는 듯한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고 평범했는데, 모두 각자의 인물을 훌륭히 소화시키고 있는 느낌이 컸으며 배우들의 신체적 행동이 연기를 공부하는 나에게는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무대위에서 가장 편안하고 가장 평범한 것이 아름답다는 진리가 보여 지는 듯했기 때문이다. 또 배우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도 관중석 끝까지 들리는 목소리에 역시 러시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스타니슬라브스키 연기론에 입각해서 바라볼 때 기본에 충실한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무대장치의 변화가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특히 깔끔한 무대장치가 돋보였다.
고골의 희곡 「검찰관」의 첫 부분에는 황제의 비밀 명령을 받은 검찰관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시장의 꿈’ 이야기가 나온다. 꿈의 내용인즉 ‘내 예감이 맞았어. 간밤에 꿈에서 예사롭지 않은 쥐를 두 마리나 봤거든. 정말로 그런 쥐는 난생 처음 봤어. 시꺼먼 놈들이 무시무시하게 크더라고! 그놈들이 슬며시 기어 들어와 냄새를 맡고 나더니 또 금방 사라져버리는 거야.’라는 짧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꿈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뒤에 전개될 사건의 전모를 암시해주는 ‘복선’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검찰관」이야기는 러시아의 한 작은 도시에서 시작된다. 뇌물 주고 받기 등 부패로 가득한 이 도시에 수도에서 검찰관이 암행 시찰을 온다는 소문이 돌게 되면서 온 도시가 들썩인다. 그런데 흘레스따꼬프라는 백수건달에 돈 한 푼 없는 무능력자가 그 수상한 몸가짐 때문에 검찰관이라고 오인 받게 된다. 흘레스따꼬프는 검찰관 흉내를 내며 도시의 권력자들에게 돈을 뜯어내고 시장의 아내와 딸을 희롱한다. 그러다 시장의 딸에게 결혼을 신청하고 줄행랑을 친다. 결국 그 사실을 나중에 안 시장과 관리들은 분노하게 되고 진짜 검찰관의 도착을 알았을 때 모두 화석처럼 굳어버리고 침묵에 잠기게 된다.
이와 같은 뒷부분의 이야기를 생각하고 시장의 꿈을 분석해보면 쥐의 상징적인 의미와 역할을 알 수 있다. 우선, 두 마리의 쥐는 가짜 검찰관으로 등장하는 흘레스따꼬프와 그의 하인 오시쁘를 의미한다.
1. 작가 및 작품 소개
니콜라이 고골리는 영국의 셰익스피어, 프랑스의 몰리에르처럼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는 19세기 러시아 문학발전의 기초를 닦은 비판적 리얼리즘 창시자로서 인생의 모든 아름다운 면, 인간적인 면을 즐겨 표현했으며, 동시에 인간의 온갖 추악한 면을 솔직히 폭로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고골리의 작품은 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희극적 요소를 풍자해 내는데 그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풍자 희곡이 바로 ‘검찰관’이다. 이것은 역사 속에서 수십 차례 공연되어 왔으며...
3. 연극 관람 소감
처음 연극이 시작되면서 눈에 띄었던 것들은 무대배경과 조명이었다.
무대 양쪽에 세워진 벽에는 네 개의 문이 달려 있었는데 그 문은 등장인물들이 무대의 배경이 바뀔 때마다 무대 밖과 안을 자연스럽게 넘나들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조명은 천장의 가운데에 작은 조명들이 여러 개 모여 있었고 가장 자리에 큰 조명이 하나씩 대치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 조명에 의해서 무대는 노란색의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무대 위에 설치되어 있는 소품들과 조명, 배경들이 서로 알맞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듯해서 무대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느껴졌다. 그 다음 주의 깊게 관찰한 것은...
작품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작품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면 다양한 반응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그 서평이 실리기도 하고 또 꼭 활자화되지 않더라도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느낌을 얘기하거나 뭐 여하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야기가 오고 간다. 혹은 책 뒤에 아예 그 작품의 해설이나 비평 같은 것이 함께 실려 나오기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의 작품평들을 대하면서 내가 늘 갖는 궁금증은 과연 작가가 글을 쓸 때 이 모든 반응들을 염두에 두었을까, 라는 것이다. 즉 어떤 비평가가 그 작품을 읽고 주제며, 상징적 모티브 등을 지적한다면, 그것이 작가가 애초에 의도했던 것과 반드시 일치하느냐의 하는 것이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작가가 의도했던 것을 이상의 것을 읽는이가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고, 혹은 작가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정도의 생각에 다다르면, 이런 의문도 갖게 된다. 작품을 분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절대 이 보고서의 정체성을 부정하려는 의미는 아니다) 하는 것 말이다. 작품을 읽고 느끼는 것은 나름의 자유임은 분명하지만, 작품을 해석하거나 분석할 때는 작가의 의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작가라면, 자기 작품에 대한 여러 반응들이 고맙기도 하겠지만 때론 많이 답답할 것 같기도 하기에 하는 말이다. 이쯤에서 접어두고 이제 작품 <검찰관>으로 들어갈까 한다.
검찰관
검찰관은 어느 마을에서 일어나는 우스꽝스러운 사기극의 희곡으로 글이 쓰여진 시대에서는 이러한 내용의 작품이 많았었다고 한다. 5막으로 엮어진 이 글은 처음에는 시장과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검찰관이 마을에 온다는 소식과 여지껏의 부정부패를 이야기 해주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홀레스타코프와 시장의 만남과 오해를 통한 이야기의 전개와 사건들을 쓰고 있고, 홀레스타코프가 떠난 후에 진짜 검찰관이 나타남으로써 사람들의 순간적 충격을 끝으로 희곡을 마치고 있다. 여기서는 시장과 홀레스타코프 중심으로 희곡 검찰관을 살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