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정미경 신작 소설집. 2006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밤이여, 나뉘어라」를 비롯하여 「너를 사랑해」,「들소」,「바람결에」,「내 아들의 연인」,「매미」,「시그널 레드」등 총 7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저자는 이전 작품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소설집에서도 각...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작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다. 작가는 인물과 사건을 통해 오늘날과 이 세계를 그려내고 또 진단한다. 또 그것은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인식이 독자에게 제대로 가 닿기도 때로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버리기도 하는 것처럼, 한 작품이 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반드시 그 문제 해결의 답을 작품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거란 장담을 해주지는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정미경의 단편 『내 아들의 연인』이 소설의 리얼리즘과 굉장히 관련 깊다고 보았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는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없이 평안하게 지내고 있다. 그녀의 ‘쇼팽’을 듣기에 적합한 아파트, 테라피 마사지를 다니는 그녀 자신, 백화점에서 매일 쇼핑을 하는 딸 등,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을 넘어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안락한 생활이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은 그렇지 않다. 연두색옷을 입은 여자가 벤츠를 긁어 아파트 경비와 기사가 곤경에 처했음을 알고도 그녀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