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 몸에는 의붓아버지의 피가 흐른다!
<봉섭이 가라사대>, <귀신의 시대>의 작가 손홍규의 색다른 성장소설『이슬람 정육점』.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한국에 눌러살게 된 터키인이 상처투성이의 한 아이를 입양해 보듬어 안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하산 아저씨는 터키군으로 한국전쟁에...
학교 도서관에서 이슬람 정육점이라는 심상치 않은 제목의 책을 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제목에 이끌려 어느 순간 책을 손에 쥐고 있었다. 내가 알기로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데 이슬람과 정육점을 합친 제목을 보고 이 책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도 심상치 않았다. 이 이야기는 고아였던 화자가 하산아저씨에게 입양되어 함께 살아가며 전개가 된다. 이슬람 교인이 돼지고기를 파는 것처럼 말이 안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은 하산아저씨, 야모스 아저씨, 안나 아주머니, 말더듬이 유정, 대머리 아저씨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 사람들에게 상처 있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받고 있다. 그
그들이 진정한 가족이 되기까지는 사실 많은 난관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아저씨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아저씨와 ‘나’는 쉬는 날이 되면 공원에 간다. 공원에 가면 사람들은 다르게 생긴 아저씨를 보며 수군거리고 두려워했다. 아저씨가 겁을 준 적도 불량스럽게 대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아저씨를 두려워하지 않은 사람은 바로 아이들 혹은 어머니 배속에 웅크리고 있는 생명이다. 아저씨와 주인공 ‘나’는 아이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이들의 마음을 읽으며 진짜 나는 이들에게 어떤 시선을 하고 바라보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나와 다르다며 경멸의 시선이나 동정의 시선을 두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결국, 나도 아이가 아니므로 하산 아저씨나 주인공 ‘나’의 시선에서는 경멸 어린 혹은 두려워하는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