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희 작가의 단편집인 레고로 만든 집은 점점 더 고독해지고 외로워지는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이다. 더 이상 우리는 서로 레고 집이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은 어떠한 집이라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다 같은 삶을 살아간다. 지금을 살아가는 독자로 고독한 한 개인으로 이 책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가장 첫 장의 화자인 ‘은오’는 몸이 좋지 않은 아버지와 자폐증에 걸린 오빠와 셋이서 살아간다. 그녀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복사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림을 꾸려간다. 그녀의 삶은 너무나 외롭고 위태롭다. 마치 금방이라도 부수어 질 것 만 같은 레고 집 같은 삶이다. 또한 학생 식당에서는 그 누구도 그녀의 옆에 앉거나 아는 체를 하지 않고 집에서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없다. 그녀의 가장 큰 일탈이자 즐거움은 대학생을 가장하여 도서관에서 책을 훔쳐오는 일이다. 이처럼 위태로운 ‘은오’의 삶 속에서 유일하게 위로 받는 존재는 길 고양이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