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이기호의 가족 소설.‘희비극적’이라 할 독보적 세계를 축조했던 작가 이기호가 이번엔 가족을 소재로 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소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로 돌아왔다. 전작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저는 어릴 때 아빠가 놀아줄 때면 결혼하겠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아빠 같은 남자가 아니라 꼭 아빠와 결혼하겠다고. 머리가 조금 커서는 결혼하겠다는 마음이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내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 내 고민에 진심을 다해 조언해주고 공감해주는 것, 내가 원하는 뭐가 됐던 다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까지. 지금 나열한 이 세 가지 이유 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유가 제가 아빠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까닭입니다. 작가가 딸을 품에 안고 최선을 다해 동시도 읽어주고 동요도 들려주는 부분에서 아마 딸은 그 상황에서 나처럼 아빠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와 아빠의 모습이 떠올라 소소하게 웃음을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우리 집은 어릴 때부터 명절이 되면 거실에 모여 할머니, 부모님, 작은 아빠들과 그 외 식구들이 다 함께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책 표지를 보면, ‘웃다가 찡 바람 잘 날 없는 식구 이야기’ 라는 홍보 문구가 눈에 들어 왔다. 가족소설~
나 또한 가족에 대한 남다른 생각들이 많은 터라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아버지로서 많은 부분들이 공감이 가며, 작가의 감정 속으로 빨려 들어가 책장을 넘기며 읽고 훈훈한 마음을 공유하게 한 책이다.
먼저, 작가를 소개하자면, 「이기호」1972년 강원도 원주 생.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공모에 단편 「버니」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김 박사는 누구인가』『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최순덕 성령충만기』, 짧은 소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장편소설『차남들의 세계사』『사과는 잘해요』등을 펴냈으며, 이효석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본 소설은 작가가 한 월간지에 ‘유쾌한 기호씨네’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묶어 낸 책이다. 테마형식을 빌어 작은 사건을 중심으로 일어난 일을 묘사하고 그 속에서 느낀 생각을 아버지, 남편의 입장에서 기술하고 읽는 다른 아버지들의 마음과 통하는 가족소설 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