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는 '정상인의 반대가 장애인'이라는 기존의 편협한 인식과 장애(인)에 대한 각종 편견, 부정적 인식이 왜 발생하는지를 살펴본 다음, 어떻게 해야 올바로 바라볼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특히 장애인이 왜 목숨을 걸고 각종 제반 권리를 위해 싸우는지...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는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자 비장애인보다 더 치열하게 사는 저자 김도현 씨가 쓴 에세이집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겪었던 신체적 불편함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많은 차별과 멸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건강하다고 자부했다.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라는 책제목을 보기만 해도 장애가 무엇인지 말해주는 책이구나 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라는 질문하는 어투의 제목에 나는 장애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지?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2주차 에세이 ‘내가 생각하는 장애인’ 에 대하여 쓸 때 내가 생각해봤던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기 전, 과거의 나에게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라고 질문을 던졌다면 나는 잘 모른다고 라고 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장애를 가진 사람을 마주할 기회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이나, 길거리에서 보는 신체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전부였다. 그도 그냥 보기만 했을 뿐 그들과의 관계를 맺을 만한 일들이 없었다. 하지만 사회복지수업을 들면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하여 배우고, 이 책과 다른 장애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점점 장애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무엇인지 남들보다, 과거의 나보다 알게 되었다.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책 제목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 책.나는 속으로 네가 장애를 아냐? 겪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저런 소리를 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중증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어쨌든 장애인은 사회에서 부딪히고 깨지는 부분들이 많으니까 함부로 저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의 생각이었다. 이 책은 1부에서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장애관련 용어들의 변천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장애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도 유용하게 읽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2부에서는 장애인의 현실과 문제점 등이 소개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 교육, 노동, 자립 생활에 대해 다루고 있어 장애인들의 겪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장애인 운동의 가치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느꼈던 것, 다시 생각하고 되돌아 본 것을 쓰려고 한다.
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특수교사를 꿈꿔왔다. 물론 가족 중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었던 것이 큰 이유라면 이유일 수도 있다. 그래서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에 작년에 편입을 하게 되어 특수교육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다. 기쁨은 더할 나위 없었다. 편입을 하고 수업 중 들었던 질문 중에 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파도를 일으키는 것이 있었다. “여러분은 정상입니까?”그 질문에 학생 중 정상이라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사람과 대답하기를 머뭇거리는 사람, 정상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나뉘어졌다. 글쎄 이 질문이 이토록 나에게 충격이었던 것은 내가 10년이 넘도록 특수교사를 꿈꾸면서 난 누구보다 장애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한다고 자만하고 있었던 내 모습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생각해 보면 나도 정상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나도 정상인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물리적 통합
이 책을 읽었을 때 작년에 받았던 질문에 나에게 다시 던져졌다.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왜냐하면 특수교육을 공부해서 지식으로만 아는 것과 현실은 너무나도 큰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1부 장애를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1부에서는 장애에 관한 여러 사회적 현상과 그 근간이 되는 역사에 대해 논한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은 개개인의 편견과 함께 작용하는데 그 편견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회이다. 결국 장애가 사회적으로 규정된다는 의미는 사회가 개개인의 사고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더불어 1부에서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조명한다.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남들과 다른(different) 사람으로 보지 않고 남들과 틀린(wrong) 장애인(!)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한편, 필자는 장애인에 대한 정의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장애인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용어를 편견 없는 시선으로 재정의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결국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사회구조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책을 전부 다 읽고 나서도 나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준 chapter는 1부이다. 작은 chapter 하나하나 읽어갈 때 마다 새로움이었다. 대부분의 내용이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고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내용이었다.
다섯 장짜리 독후감 과제가 나왔을 때 나는 당혹스러웠다. 양도 양이지만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의 소재나 장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책을 자주 읽지도 않을뿐더러 읽어도 소설이나 수필 위주로 읽었던 나에게는 왠지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기보다 꾸역꾸역 천천히 짚어나가며 읽어야 할 교과서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도 자꾸 미루고 미뤄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에야 접할 수 있었다. 내용확인을 남들 보다 조금 늦게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책을 읽고 난 후의 내 감상은 ‘생각보다 흥미로운 책.’이었다. 물론 독자의 몰입 감을 위해 극적인 동세를 넣는 소설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의외로’ 수필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처음 추천사부터 천천히 정말 천천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추천사에서는 ‘현장 활동가가 지어서 더욱 좋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이후 읽었던 책 내용은 정말 현장에서 직접 뛰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시 말해 사회적인 관심이 필수적으로 필요하지만 스스로 결핍되지 않아서 느낄 수 없었던 내용들이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중 략>
무슨 문제가 되는 것인가 싶었다. 그러나 비장애인들은 안마사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고, 게다가 안마에 관한 자격증뿐만 아니라 다른 자격증까지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통계도 엉망이라서 사실은 시각장애인들의 생계에 큰 위협을 끼치고 말았다.
이 뿐만이 아니라, 노동권에 관해서 내가 한 가지 알고 있는 부당한 사례가 있다. 그것도 사실은 교수님께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사례였다. 2001년 충청도 제천 보건소장에 임용 시험에까지 합격했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임용에 탈락한 것이다. 사실 이런 차별 말고도 많은 장애인들은 취업에 거부를 당하는 등 얼토당토않은 차별을 받아오고 있다. 국가에서 기업에게 장애인을 몇 %이상 고용하라는 것을 정해 놓았을 뿐 국가 공무원을 뽑는 것에서 조차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법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교수님께서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라고 하셨을 때, 나는 내가 장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를 다닐 당시에 장애인 차별에 관한 글을 써서 낸 적도 있고 장애인 근로 센터에 가서 장애인들과 같이 일을 한 경험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또래 친구들보다는 조금 더 장애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얼마나 좁은 것인지, 그리고 내가 장애인을 옹호한답시고 내세웠던 말들이 사실은 이기적인 말은 아니었는지 다시 느끼게 되었다.
책 초반에 장애를 바라보는 3가지 시각인 동정, 봉사, 극복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장애에 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은 이 세 가지 외에는 거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사람들은 장애인들을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그들을 위해 봉사를 하기도 한다. 또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멋진 삶을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이런 세 가지 키워드는 또 다시 우리에게 장애에 대한 특정 인식을 강화하게 한다고 말하면서 예전 <한겨레신문>에 실렸던 칼럼이 책에 언급되어 있다.
정상인과 비정상인이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규정해야 하는 이유는 무언지 어떠한 맥락에서 자원봉사자의 봉사보다 활동 보조인의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우월자의 동정과 시혜가 아닌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연대가 필요한지 장애를 그대로 인정하고 인간의 다양한 차이중의 하나로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며 치유하거나 없어져야 하는 게 아닌 서로 다가섬으로서 가능한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장애의 원인을 육체적 손상에서 찾는 것은 노예가 된 원인은 검은 피부에서 찾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흑인은 흑인일 뿐인데 특정한 사회적 관계의 환경 속에 노예로 존재했다. 비만은 비만일 뿐인데 현대의 사회적 맥락에서 질병으로 규정된다. 마찬가지로 손상은 손상일 뿐이다. 비장애인이란 말은 장애인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에서 장애인을 중심으로 규정된 용어는 비장애인을 불편하게 한다. 남성중심의 한국사회에서 「남녀」라는 말에 익숙한 사람에게 「여남」이란 말은 뭔가 불편함을 준다. 장애인은 우리사회에서 있음이 아니라 없음의 존재였다. 학교에서 일터에서 거리에서 다른 모든 일상의 공간에서 존재하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인식되지 않으며 장애인들이 있는 곳은 사회가 아닌 집이나 시설이었다.
이동권에 대해 비장애인들은 공기를 마시듯 누렸지만 인식할 수 없었던 권리 비장애인들에게 이동권이란 마치 공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지만 공기에 대한 권리를 이야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