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몇 가지 근거에 의해 내세의 존재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며 만의 하나 내세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특정 종교를 믿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에는 더욱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의 역할이 오로지 개인의 구원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결국 종교가 존재하는 이유 자체에 대해 항상 의구심을 가졌고 내 짧은 식견을 바탕으로 함부로 종교를 사회에 어떠한 도움도 될 수 없는 존재라고 여겼다. 긍정적인 영향은 커녕 오히려 언론을 통해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여러 테러 행위나 분쟁들을 접하며 종교라는 존재가 결국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존재는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펼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러한 생각들이 얼마나 편협한 사고였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심지어 본문까지는 채 펼치기도 전에, 책 5페이지에 적혀있는 추천사를 읽으며 종교인들 스스로 ‘개인 구원과 축복’ 에만 머무르는 신앙을 ‘반쪽짜리 신앙’ 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중 략>
이 책 사회적 신앙인의 발자취는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 후 130년 동안 기독교적 신앙과 행동을 바탕으로 한국사회를 계몽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일조했던 수많은 선교사, 기독교 사상가, 양심적 기업인, 여성 운동가 그리고 민주화 운동가 등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을 때 기독교적 신앙의 가치와 행동에 중점을 두며 기독교가 어떻게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했는지, 기독교적 신념이 그들이 어떻게 다양한 고통과 고뇌 속에서 버티는지를 보았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들과 기독교인이 아닌 훌륭한 사람들과의 공통점을 보았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또 자신 스스로를 믿기에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보았던 사람은 책에 여성을 세웠던 여성이라 표현되어 있는 ‘여메레’라는 사람이다. 이 분은 어린 시절 경남 마산의 여씨 가문의 외동딸로 태어나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부모의 사랑 가운데 자랐다.
처음 이 책을 과제로 접했을 때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인물들의 일대기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크게 내키지 않았다. 근현대사이고, 인물의 일대기라니. 지루한 주제들의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며 근현대사에 대해 좀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대적 배경 속에서 약자를 위해 투쟁하는 ‘신앙인들’이 너무 멋있었다. 특히 두 인물이 기억에 남는다. 여성 계몽가 여메례와 김찬국 교수님이시다.
여메례 부인은 여성들의 지위가 낮고 여성 인권에 대한 개념조차 잡히지 않았을 시절에, 근대적인 여성관을 가지고 있었다. 요즘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인지 더 관심이 갔다. 페미니즘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지만, 양성평등에 대한 문제에는 관심을 가져왔다. 사상이 많이 발전하고, 여성의 지위가 많이 올라간 지금도 성 불평등 문제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