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당신은 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까?가족이라는 이유로 서로에게 기대를 하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받은 상처들은 켜켜이 쌓여 어느 날 크고 작은 불화로, 사건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어린 시절 가족과 불화를 겪었다. 가족과 인연을 끊고 살다가...
부모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부모에게 착한 아이로 남아 가면을 쓴 채로 살아갈 것인가. 자식은 부모의 가치관에 반발하면서 성장한다고 나는 믿고 있다. 어른에게 착하기만 한 아이는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반항기 없는 아이들이 늘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끔찍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 부모의 권위와 어른의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부모와 어른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성장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거짓은 화목하지 않은 가정보다 화목한 가정에 있다. 솔직한 심정으로 마주하면 부모와 자식은 대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나는 겉으로 화목해 보이는 가족보다는 사이가 나빠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선택할 것이다.
-> 어른이 이런 말을 하니 속이 후련하구만. 다른 가치관을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하고 부모와 궤를 같이 하면서 30년 40년 같은 생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부모의 삶을 답습하거나 대신 살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애정과 경제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지원 없이 그저 애정만으로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다. 부모가 바르고 좋은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나 부모가 폭력을 행사하고 바르지 않은 가치관을 주입하면서 본인은 부모의 도리를 하지 않거나 겨우 하면서 자식에게는 풀 도리를 요구한다면? 나는 부모라고 해도 그른 가치관을 가졌다면 떠날 것이고 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더라도 그를 가족이라고 하고 싶다.
관계에 최상위에 위치한 가족, 하지만 가족이라 할지라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가족 중 누군가는 상처받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다. 가족이란 이름하에 모든 것을 이해하라고 강요하며, 가정폭력/폭설 및 폭음 등. 부모라는 이름하에 아이들에게 이루 말 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다. 부모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면 부모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과 배려의 마음으로 서로를 아끼며, 함께 사는 게 가족이다. 하지만 가족 간 사랑과 배려의 마음이 없다면 가족이란 울타리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저자 역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참전용사인 아버지의 폭음과 부정적인 삶의 태도에 저자는 가족은 병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가장 사랑받으며 자라야 할 나이에 상처를 안고 자란 저자. 이 책은 그녀의 고백서이자.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힘들었던 순간을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저자의 글을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저자 소개부터 시작하자. 저자는 1936년생의 일본 여성이다. 1936년은 일본에서 226 사건이 일어났던 해로 군부가 정부를 장악하기 위한 기폭제가 되었다. 아버지는 군인이었으며, 어머니는 가족에 헌신적이었다. 배다른 오빠가 한 명 있다.
저자의 말이다.
<어머니가 어머니 자신을 위해 살았다면 내가 얼마나 편했을까?>
와세다 대학교 국문과를 나오고 NHK 아나운서가 되었다. 사내 PD랑 결혼을 하여 여생을 보내고 있다. 지갑은 각자가 관리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흔한 '주인'이란 표현 대신 '반려'란 표현으로 남편을 칭하고 있다.
삶에 대한 독립적인 세계관은 전쟁으로 만들어진 모양이다. 193쪽이다.
<초등학교를 같이 다닌 재일조선인 학생들은 늘 저를 쫒아 다니며 해코지할 기회를 노렸습니다. 학교에 갈 때나 집으로 돌아올 때, 동네 남자 아이 몇 명이 저를 보호해 주었죠. 제가 열차를 타고 사립 중학교를 통학할 때까지 계속 그랬습니다. 그들이 왜 저를 그렇게 대하는지, 왜 제가 표적이 되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