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번에 출간된 『세종, 부패사건에 휘말리다: 조말생 뇌물사건의 재구성』에서는 우리 역사 속에서 부패사건을 대하는 전범을 찾아 우리가 부패 문제를 어떻게 사고하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보았다. 마지막으로 『부패와 무능』(가제, 2008년 상반기 출간 예정)에서는 한국의 현대 정치사를 돌아보며...
청렴 관련 도서 목록에 있는 것중 그나마 친숙한 이름, 세종이 들어가 있어서 이책을 쉽게 골랐다. 조선, 아니 어쩌면 한국사 역대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이 부패사건에 어떻게 연루가 되었다는건지 궁금해서가 이유일 것이다. 단연코, 이 책 스토리상의 주인공은 세종과 조말생이다. 조말생이라는 인물은 조선 태종조 때 문과 과거 장원 급제 이후 태종의 총애를 입어 고위급 관직을 두루 거친 최고 엘리트 관료이다. 그러나 병조판서 역임 당시 노비소송 승소에 대한 명목으로 노비등 재물 780관이라는 뇌물을 수수한 죄, (조선시대는 이를 장오(贓汚)죄라고 했다.)로 관직을 빼앗기고 2년여간 유배에 처해진다.
이 과정에 조말생의 비리 감찰 수사을 지휘한 사헌부 대간들과 세종은 법치주의 실현이냐 실리적인 인사 정책을 펴느냐를 놓고 뜨거운 설전을 펼친다. 사헌부의 입장은, 조말생의 장오죄 사실관계를 가지고, 당시 뇌물 780관의 규모를 따져 그를 사형에 처할 것을 세종에게 주장하였고, 세종은 선왕 태종대에서부터 조말생이 나라에 기여한 공을 참작하여 유형에 처하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