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선지자
예레미야의 모습은 비극적이었다. 그는 유다라는 배가 침몰할 줄 알면서도 끝까지 배에 남아서 배가 침몰할 것을 경고하고, 침몰한 뒤까지 살아남아서 마지막 멸망의 순간까지 지켜 본 사람이었다. 자신의 경고의 예언으로 인해 같은 유대인들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았을 뿐 아니라 결국 자신의 예언이 유다 백성들을 살리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나라가 멸망하는 모습을 지켜 본 선지자였다. 그를 비극적이다 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매력적인’ 선지자 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멋있다’ 라거나, ‘훌륭하다’ 라는 것은 그 단어의 뉘앙스가 단편적이라고 생각되나, ‘매력적이다’ 라는 것은 다의적인 표현을 할 수 있어서 그렇다. 그는 철저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세상적으로는 이단아였고, 다수와 섞이지 못하는 왕따 중의 왕따 였지만 그는 하나님의 영이 자신에게 임했다는 확신과 함께 끈임 없이 ‘거슬리는’ 말과 행동을 한 것이다. 팽배했던 당시의 ‘시온 전승 신학’에 반기를 들고 ‘회개’를 주창하던 그의 모습에서 고독이 느껴 진다.
예레미야를 보면서 나의 모습을 꼭 돌아보게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내가 갖고 있는, 알고 있는 중요한 메시지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기쁨과 그것의 값어치를 전하는 일이다. 때로는 그것들이 의미 없게 느껴 지기도 한다. 그것은 아무도 그 모습을 인정해 주지 않고 쓸쓸히 서 있는 내 자신을 볼 때마다 더욱 크게 느껴 진다. 이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복음, 기쁜 소식에 관심 없는 것 처럼 보이고, 유흥과 쾌락에만 온 신경이 집중 되어 있는 이 세대에, 교회 안에서 조차도 정치적인 입장으로 갈린 두 부류,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융화 될 수 없는 답답한 현실.. 오히려 신천지와 같은 거짓 선지자들이 득세해 가는 작금의 현실을 바라볼 때 마음이 너무나 무겁다. 때로는 이 모든 것을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