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b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욕망 들여다보기/b
라캉은 묻는다. "지금 당신이 욕망하는 것이 진정으로 당신이 욕망하는 것인가?" 이 책은 우리들에게 자본주의의 내밀한 사생활을 들여다보자고 제안하며 우리 일상과 내면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체제의 요소요소를 파헤쳐보자고 말한다. 이미 너무나 길들어 있어서 의심하기조차 어려운 ‘자본주의적 삶’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소비사회에서 부풀어 오른 욕망과 그 욕망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데 필수과정이기 때문이다.
1. 책 읽게 된 동기
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살아가며, 우리는 그 과정에서 자주 상처를 받곤 한다. 나 또한 일상에서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고통을 경험한 적이 많다. 그런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힘들어할 때마다 상처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와 그 속에서의 철학적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특히 저자 강신주는 다양한 철학적 사유를 통해 우리의 감정과 인간관계에서의 고통을 풀어내며, 현대인이 처한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과 상처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마음을 가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2. 줄거리 및 핵심 내용
상처받지 않을 권리는 상처를 받는 것이 불가피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그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할 수 있는지를 철학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상처받지 않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우리가 왜 상처받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와 그 과정에서의 감정적 반응을 분석하며, 상처를 마주하는 올바른 태도에 대해 설명한다.
우린 항상 무언가 좋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한다. 예를 들면 좋은 집은 물론이요, 좋은 차 좋은 옷 같은 것들도 포함된다. 다른 이유야 물론 있겠지만 이런 것들을 소유하기 위해선 우리는 일을 해야 한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 잠깐 움직임을 멈추고 가만히 생각해 보자. 지금 당신이 가지고 싶어하는 것들은 과연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우리에게 그런 것 들을 원하게끔 조장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불행과 불만은 어쩌면 비교에서 오는 것이 많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상처받고 불행해져 간다. 저자 강신주는 우리가 원한 적은 없지만 자본주의사회가 주는 대로 받아야만 했던 상처들을 섬세한 문학자와 철학자의 시선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화폐경제로 지탱되는 자본주의는 현실이면서 동시에 세속적인 종교로서 기능한다. 그것은 돈이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들고 어떠한 상품도 구매할 수 있는 무한한 능력, 다시말해 절대적 교환 가능성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도시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의 거대성과 차이에 입각한 존재의 속성을 알 수 있다. 대도시의 화려함과 자극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화에 영향을 끼치는지, 화폐 경제의 본거지는 어디인지를 살펴볼 수도 있다. 도시와 농촌 그로부터 파생되어온 자유. 과연 자유는 대도시 속에서 진정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우리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도 가지지 않은 돈이라는 매개체로, 모든 것을 가치 평가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을 태어나는 순간부터 당연하게 강요받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언뜻 제목만 보고 판단했을 때는 상담심리학에 관련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라는 제목은 여느 자기계발 서적에 인용되더라도 딱히 위화감을 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의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 책은 자본주의에 대해 다루고 있었으며, 자본이 우리를 어떻게 길들여왔고, 어떤 시스템으로 우리를 세속화시켰는지 설명하고 있었다. 자본주의는 중학교 사회 교과 시간에 짧게 배웠고, 또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는 윤리와 사상 시간에 공부했는데, 설명이 너무나 단순하고 간략한 문장들로만 이루어져있다 보니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려운 내용에 부딪혀 끙끙 앓았던 적이 없다. 화폐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에 관한 설명이라던가, 도시를 즐거운 지옥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 책의 제목과 저자의 이름을 처음 봤을 때,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문제로 인한 상처와 그 치유법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이 책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의 일상 속에서 상처 받고 있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고 마치 자본주의가 경제체제에서 최고의 선인 것처럼 믿고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에 의한 병폐를 인식하고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또다시 신자유주의가 등장할 만큼 경쟁이 약간의 ‘부작용이 있는 가장 효과적인 약’인 것처럼 끊임없이 투입되고 있다.
우리보다 조금 앞서 세상을 살다간 철학자 라캉은 물었다. "지금 당신이 욕망하는 것이 진정으로 당신이 욕망하는 것인가?". 부촌에 있는 고급 아파트, 연봉, 고급자동차, 현금재산 보유 정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으로 조사된 적이 있다. 이러한 기준으로 제시된 삶은 우리 모두가 욕망하는 것이다. 또한 드라마에는 ‘재벌 2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우리의 욕망을 대리 충족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잠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욕망은 과연 누구의 욕망인가 하는 것이다.
자크 라캉은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했다. 즉 인간이 주체적인 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고 무엇을 할 때에 진정으로 행복한지 알지 못한다면 타자가 욕망하는 것을 같이 욕망하는 비주체화 된 객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이유는 비교 심리 때문이다.
책, 독서. 스스로 항상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의무를 지우고 있는 지도 모르는 활동이 아닐까? 정말 잠깐 뒤돌아보면, 책에 대한 내 느낌은 그 좋아함보다는 아마도 중요한 것이라는 약간의 의무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와 같은 이유로 나는 항상 책을 읽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단지 그 생각만 가지고 있던 게 사실이다. 나의 나태함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나 마음 속 의무보다 큰 몸집으로 내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유 또한 나태함 보다 약한 내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학교에서 나에게 주는 의무이지만 이를 시작으로 의무라도 좋고 좋아함이라도 좋다, 책을 좀 더 많이 접하고 또 나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의지를 키워나가 보겠다.
내가 택한 첫 번째 책의 제목은 상처받지 않을 권리. 정확히 말하면 스스로 택한 책은 아니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이 내 흥미를 끌지도 않았을 뿐더러 이 제목으로 내용을 짐작하지도 못했고 책을 모두 읽고 난 뒤에야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 책보다는 다른 책을 선택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고 약간의 견해를 나누는 작은 모임에 속해 있는데 그 결정사항에 따라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이전부터 인문학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갖가지 핑계거리로 인해 몇 권 읽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읽게 된 책을 통해 인문학이라는 딱딱하고 어렵게 생각해온 장르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자신감을 비롯해 스스로에 대한 여러 가지 반성과 머리가 밝아지는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여타의 책읽기보다 속도가 굉장히 더디게 진행되었고 또 그 과정이 고통스러웠다면 고통스러웠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좋은 책을 읽었다는 느낌에 뿌듯하고 만족스럽다.
나는 강신주의 책을 좋아한다. 잘난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혜민 스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었다. ‘쉬운 말을 어렵게 하는 것은 자만이지만 어려운 말을 쉽게하는 것은 겸손이며 자비이다.’라고. 강신주의 책은 겸손하고 자비롭다. 어려운 철학적 개념을 보다 우리 가까이에 놓아주기 위해 늘 고민하고 애쓴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그러나 아무리 쉽게 썼다해도 배경 지식이 없는 고등학생인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도 머리가 먹먹하다. 다 소화해내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나의 마음을 강타한 철학이 있었다. 바로 ‘하위징아’라는 네덜란드 사람의 ‘놀이’라는 개념이다.
우선 이 책에서 말하는 상처받지 않을 권리란, ‘자본주의’에 의해 상처 받지 않을 권리를 의미한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이 있다. 돈이 없는게 곧 죄라는 뜻이다. 돈으로 모든 것의 가치를 평가하는 이 시대에 돈은 곧 권력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