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신론자다. 그래서 내 주변의 기독교 신자들은 나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회에 나갈 것을 권한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내가 무신론자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적당히 웃어넘기며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그것은 자칫 심각한 말다툼으로 이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종교 문제는 예민하다. 그런데도 리처드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을 통해 그런 예민한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그는 금기의 영역 같은 신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는 논리는 다소 과격해 보일 정도다.
도킨스의 논리는 신이 인간을 창조했는지는 의문이 생기지만 인간이 신을 창조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거침없는 문제제기와 논증을 통해 창조론에 맞서 신이 없음을 역설한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신의 허구성을 낱낱이 까발린다.
‘만들어진 신’은 리처드 도킨스의 대표작 중 하나다. 무신론자이자 진화생물학 자인 저자는 종교인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쓴 책이지만, 사실 누구나 읽어 도 좋은 책이다. 과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만, 그렇다 고 해서 기독교 자체를 비난하거나 폄하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득력 있게 설명하려 애쓴다.
이 책의 저자는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이다. 다행히도 리처드 도킨스는 종교에 회의적이었고 신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저자는 과학자들도, 합리주의자들도 자연과 우주를 접할 때 신비하다는 감정을 느낀다고 하였다. 특히 우주의 비밀을 풀려는 소립자물리학자들이 이런 경험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저자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무신론자 스티븐 와인버그의 말을 인용했다. 일부 사람들은 아주 유연하게 많은 곳에서 신을 발견한다. 신이라는 단어에 뭐든지 갖다 붙일 수 있다. 와인버그는 신은 에너지다라고 말하길 원한다면 석탄더미에서 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종교의 관점을 조롱하는 시원한 말이었다.
사람들은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같은 사람들이 종종 신을 언급할 때 그들이 종교인일 것이라고 오해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학자들의 책을 끝까지 읽으면 결국 그들이 무신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 자기소개
영국령이던 아프리카에서 태어났습니다. 털이 무성한 무릎에 시건방진 셔츠를 껴입고 갈색 구두를 신은 식민지 장교의 후손이었죠. 전 자연주의자가 될 모든 기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프리카는 자연주의자가 되기에 훌륭한 곳이거든요. 하지만 아버지의 기대와는 달리 전 자연주의자가 아니었습니다. 그 분이야말로 타고난 자연주의자였죠. 제가 전공한 생물학에 대한 관심은 조류, 곤충, 꽃에 대한 사랑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것이 저를 과학으로 이끈 원동력이었습니다. 8살쯤 저희는 아프리카를 떠나 영국으로 왔습니다. 전 영국의 기숙학교에 등록했죠. 오늘은 종교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 영국성공회 가정에서 평화롭게 성장했습니다. 저는 종교적인 강요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랬다면 전투적인 신앙을 가졌을 수도 있었겠죠. 아시다싶이 영국성공회는 상당히 문명화된 기독교입니다. 그곳에는 종소리도, 악취도, 창조론의 광기도 존재하지 않죠. 저는 영국국교회 소속이였습니다. 의심이 시작된건 9살 무렵인데 세상에 다른 종교가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부터 였습니다. 제가 기독교 신앙을 가진 것은 우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나는 학문을 딜레당트 식으로 파는 취미가 있어 일반인이 읽기 쉽게 나온 교양서적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과학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데 때문에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언제나 그런 분야의 서적을 즐겨 읽는 편이다. 이런 취미를 가진 것도 꽤나 햇수가 있어 나름대로 좋아하는 저자도 몇 있는데, 엘레건트 유니버스를 쓴 브라이언 그린이나 데이비드 보더니스, 그 외에도 저명한 과학자인 리처드 파인만, 칼 세이건, 그리고 리처드 도킨스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는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다. 영국의 동물학자인 도킨스는 그 특유의 냉소적이지만 재치있는 말투로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명쾌하게 풀어나간다. 내가 독후감을 쓸 이 <만들어진 신>은 도킨스 최초의 인문학 서적이며 <눈 먼 시계공>, <이기적 유전자> 등의 예전에 도킨스가 쓴 책과 논지를 공유한다. 앞서 쓴 책에서는 진화론이 생명의 처음과 오늘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전개되었다면, <만들어진 신> 에서는 앞선 논의를 확대시키며......<중 략>
한국에서는, 특히 내 주변에서는 불교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종교의 자유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존중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무교이며, 종교인들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광신론자들 때문인데 이 책의 첫 파트에서 언급한 것들이 내 주변 종교인들에게서 많이 발견되어왔다. 한번은 교회를 가본 적이 있는데, ‘히말라야산이 어떻게 만들어졌죠? 누가 만들었죠?’ 나는 “자연이요!”라고 말했지만, 정답은 ‘하나님께서 만드셨습니다.’였고, 그 이후로 기독교인들에 대한 불신이 더 생겼다. 모순되는 강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믿음을 고집하는 것이 망상의 사전적 의미라고 이 책에 언급되어 있고, 많은 종교인들의 특성이 이렇다고 했다. 일부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신을 발견한다고도 되어있다. 신은 ‘궁극자’ 이며 ‘우리의 더 나은 본성’, ‘우주’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종교를 가져볼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교회에 다녔는데, 항상 성경책을 들고 다니면서 힘들 때마다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시험이나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장난으로 기도하는 시늉을 하는 친구들은 자주 봤지만 그 친구만큼이나 지속적이고 꾸준히 기도를 하는 친구는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교회에 함께 다니길 권유하거나 신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번도 한 것을 본 적도 없어서 더 남다르게 느꼈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교회에 대한 막연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친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조금 수그러들기도 했다.
나는 무교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때는 엄마를 따라 교회에 자주 갔고 성탄절에 행사를 하면 무대에 서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스스로 믿어보겠다 생각한 적이 없어서인지, 엄마가 불교로 개종하면서 나 역시 자연스럽게 무교를 택하게 되었다.
종교에 불만을 갖고 신학자들만큼의 독학을 한 무신론자라면 도킨스의 이 책이 그다지 신기하지 않겠지만 도킨스가 신이 없다고 철저히 논박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정말로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유쾌하게 비꼼과 동시에 빈틈이 없는 도킨 스 특유의 논지 전개 방식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랄한 비판과 유머와 필력이 인상 깊었다. 자신을 반박한 메일에 대한 재반박 부분은 특히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종교는 굉장히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종교인이나 무신론자들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 관념들은 대다수가 공통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종교가 없이 산다면, 그 틈새는 무엇으로 메꿀 것인가 종교만이 가지고 있던 것을 대체할 대체재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나름대로 나만의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도킨스는 확신한다. 신은 없다고. 도킨스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역사적, 철학사적, 종교사적으로 신이 존재한다고 설명하는 논거들은 모두 빈약하고 허망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기독교인 친구들이 많았고, 특히 모태신앙인 친구들이 많았다.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도 모태신앙으로 신실한 기독교신자이다. 그 친구들은 항상 나를 자기들의 교회로 데리고 가고 싶어 했다. 나는 교회가 좋았다. 가면 선물도 주고 새로운 친구라고 주목도 받았기 때문이다. 연속되고 즉각적인 강화물로 인해 즐거웠지만 거기까지였다. 순수한 마음으로 간 교회에서 목사님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모습에 기분이 하루 종일 나빴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자 종교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종교는 무엇일까? 그리고 신은 무엇인가?
리처드 도킨스에게 종교는 ‘악’을 만드는 근원지인 것 같다.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9.11테러, 런던폭탄테러, 십자군 전쟁, 마녀사냥, 화약음모사건 등을 종교와 결부지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는 그의 주장을 이해하는 바이다. 종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자행된 많은 사건들은 분명 그들이 말하는 ‘평화’랑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종교와 사람과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Ⅰ. 리처드 도킨스 그리고 유전자와 종교
클린턴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1941년 3월 26일~ )는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진화생물학자 및 대중과학 저술가이다. 그는 1995년부터 2009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대중의 과학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석좌교수"직과 옥스퍼드 대학교 뉴 칼리지의 교수직을 맡았다.
그는 수많은 언론매체의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엔카르타 백과사전과 진화백과사전의 편집위원이다. 무신론적 박애주의자들이 발간하는 잡지의 수석편집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과학적회의론 잡지의 창립멤버이다. 그는 영국왕실이 수여하는 패러데이 상의 심사위원, 영국TV 아카데미상 심사위원을 맡고 있으며 영국과학발전협회의 생물학 부문 수장이기도 하다.
도킨스는 진화에 대한 유전자 중심적 관점을 대중화하고 밈이라는 용어를 도입한 1976년 저서 [이기적 유전자]로 널리 알려졌다. 또한, 1982년 그는 표현형의 효과가 유기체 자신의 신체만이 아니라 다른 유기체들의 신체를 포함한 넓은 환경으로 전달된다는 것을 보여준 저서 [확장된 표현형]으로 진화생물학계에서 폭넓은 인용을 받았다.
도킨스는 무신론자, 철저한 인본주의자, 회의주의자, 과학적 합리주의자로 는 [이기적 유전자], [확장된 표현형], [눈먼시계공] 그리고 이 책 [만들어진 신]을 통해 창조론의 지적 설계자 가설을 신랄하게 조목조목 반박하며 증거와 과학적 사실들을 들이민다. 이 책, [만들어진 신] 에서는 ‘종교’와 믿음 신념을 갖게 하는 것의 해악과 문제점을 밝힌다. 종교적 믿음이 낳는 세계사적 불행한 사건들의 원인을 철학적, 사회적으로 밝혀나간다. 그의 주장은 다윈의 진화론과 맥을 함께 하지만 다윈이 ‘종의 이익을 위하여’가 아닌 ‘개체의 이익을 위해’ 진화한다고 말한다. 또한 유전자는 ‘자기복제자’ 의미에서의 단위이고 개체는 ‘운반자’ 의미에서의 단위로서 유전자는 자기복제자이고 우리는 유전자들의 생존 기계라는 것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