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겨레에 연재되어 온·오프라인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황석영의 「바리데기」가 출간된다.... 작가는 소설 속에 ‘바리데기’ 신화를 차용해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21세기 현실을 박진감있게... 이야기와 서사의 부재로 허덕이는 작금의 한국문단에 「바리데기?는 인상적인 스토리와 재미를 겸비하고서...
바리데기라는 작품을 읽을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주인공 소녀의 여정이었다. 어릴 적부터 험난한 상황을 겪으며 어디론가 도망치듯 이동하는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황석영 작가는 여러 부분에서 북녘 땅에서 태어난 아이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었다. 그 배경 때문에 조금은 무겁고 짙은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가벼운 발걸음처럼 읽히기도 했다. 그 소녀가 어렵게 집을 떠나야 했던 이유와 떠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환경이 서로 엉켜 있었다. 주변 인물들의 생존 방식도 복잡했다. 목숨을 이어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었다.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남고, 때로는 위험을 무릅써야만 했다. 작중에서 소녀가 나누는 작은 대화조차 삶의 무게가 깃들어 있었다. 다른 이들은 웃어도 그 아이에게는 어떤 의문이나 걱정이 따르는 식이었다. 그 배경을 따라가면서, 스스로도 모르게 마음속에 묘한 긴장감이 생겼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북쪽이라는 공간을 전혀 겪어보지 못했음에도 생생하게 그려지는 풍경에 사로잡혔다.
한편으로 주인공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모습이나 중국 땅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도 낯설지 않았다. 한국 문학 작품 속에서 이주 과정이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여기서는 조금 더 처절하게 느껴졌다. 이유 없이 떠도는 게 아니라 정말로 살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이 구체적이었다. 그 이동 경로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잠시 머물 숙소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매우 절박하게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독자로서도 묘한 공감이 생겼다. 안전함을 꿈꾼다는 것은 보편적인 욕구지만, 주인공처럼 목숨 자체가 위험에 놓인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조금 체감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침울하고 어두운 전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그렇듯, 주인공도 한편으로는 아주 작은 즐거움을 맛보며 성장한다.
황석영의 소설 '바리데기'는 한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전통 가치관의 해체와 가족 공동체의 붕괴를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 '바리'의 가족사를 통해 개인주의 만연과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가족 해체 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급격한 서구 문화 유입으로 전통 가치관과 현대적 가치관 사이의 갈등과 충돌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당시 한국 사회가 겪고 있던 전통과 현대의 부조화, 가족 공동체 해체, 물질만능주의 등의 문제를 첨예하게 제기합니다. 이를 통해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전통적 가치와 인간애 회복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일깨웁니다. 따라서 '바리데기'는 현대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사회문화적 메시지와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바리데기는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화로 인한 가족 해체와 개인주의 만연의 모습을 생생히 그리고 있습니다.
황석영의 바리데기는 전통 설화 ‘바리공주’ 이야기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북한 출신의소녀'바리'가가족을구하기위해고난의여정을떠나는이야기를담고있다. 이소설은 탈북과 이주, 전쟁과 폭력이라는 현대사회의 비극을 배경으로, 소녀 바리가 겪는 고통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연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바리는 북한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다. 태어나자마자 아들이 아니어서 부모에게 버림받을 뻔한 바리는 외할머니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외할머니는 바리에게 특별한 능력을 가르쳐주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수한다. 바리는 외할머니의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하지만, 북한에서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져 간다. 기근과 정치적 억압 속에서 바리의 가족은 더 이상 북한에서의 삶을 지속할 수 없게 되고, 결국 탈북을 결심한다.
바리와 가족들은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넘어가 탈북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바리는 혼자 남게 된다. 중국에 도착한 바리는 가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바리는 가족을 찾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그녀는 버려진 존재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힘을 찾아간다.
바리는 중국에서 겪은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가족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녀는 불법 이주 노동자로 착취당하고, 인신매매 조직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리는 절망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녀는 삶의 고통 속에서도 사랑과 연민을 잃지 않으며, 자신을 돌보고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품는다.
북한 내용이 있어서 썩 반갑지는 않다. 바리라고 하는 인물은 하필 가부장적이고 폐쇄적인 사회에서 딸로 태어나는데 북한에서도 아들 선호 현상은 지금까지, 꽤 최근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북한 사회 특성상 연좌제가 심하게 발동한 것도 가슴 아픈 현실 이었다.
과연 북한에 발맛사지 업체 같은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자가 고증을 잘 하는 인물인 만큼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겨 읽었다. 북한에서 그것도 머나 먼 영국 땅으로 밀항을 선택한 건 그야말로 목숨을 건 선택이다. 바리는 자식을 낳는데 그 자식을 어이없게 잃고 말았다.
바리가 북한에서부터 고통을 겪고 힘들게 산 것은 안다. 거기다가 자식까지 잃는 고통을 겪으면서 엄청나게 고통을 겪고 ‘신’을 찾기 시작한 것도 이해는 된다. 그런 부분에서 무당이라고 하는 ‘바리데기’ 신화와 주인공 바리는 이어지는 맥락이 분명히 있다. 압둘 할아버지는 너무 꼰대 같다.
바리데기를 사전에 찾아보니 경북 영덕 지방에서 거행되는 오구굿의 첫 번째 거리로 말과 노래가 차례로 이어지는 노래의 앞부분이며 또 작자 미상의 무속 신화 혹은 서사무가로 무조 전설, 바리공주, 칠 공주, 오구풀이 라고도 했다. 죽은 사람의 혼을 위로하고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한 사령제에서 구연 되는 무가는 무당들이 굿할 때 부르는 노래다. 신화 바리공주의 내용이다. 옛날 불라국에 오구 대왕과 길대 부인이 살았는데 딸만 내리 일곱을 낳았다. 일곱째 딸을 낳을 때 부인은 아기를 버렸다. 할머니가 버려진 아기를 주어 와 키웠다. 바리가 열다섯이 되었을 때 오구 대왕이 병들었다. 아버지 병은 생명수를 먹어야 산다는데 여섯 명의 딸들은 생명수를 구할 마음이 없었다. 일곱째 딸 바리가 병든 아버지 소식을 듣고 생명수를 찾아 나섰다. 생명수 구하러 가는 길에 조건이 있었고 그 조건을 해결하려면 어려움이 많았다. 이때의 조건과 해결은 이야기마다 다 다르다.
줄거리
오구 대왕은 점쟁이의 점괘를 믿지 않고 길대 부인과 결혼하여 딸만 일곱을 낳는다. 일곱 번째도 딸을 낳자 오구 대왕은 일곱 번째 딸의 이름을 바리공주라고 짓고 버린다. 바리공주는 바리 공덕 할멈 내외에게 구원되어 건강하게 자란다. 세월이 흘러 오구 대왕과 길대 부인이 죽을병에 걸리게 되고,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서역국에 있는 약려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바리공주는 약려수를 구하러 떠나고, 조력자의 도움을 받으며 힘들게 서역국에 도착한다. 바리공주는 약려수를 지키는 무상 신선의 요구에 따라 9년 동안 일하고 자식을 낳아 준다.
책을 통해 그 책을 읽는 사람의 지식, 경험, 생각의 차이에 따라서 그 책을 통해 느끼는 것이 다를 것이다. 특히나 열린 결말을 가지고 있는 소설의 경우에는 더욱 심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 이 책 바리데기는 바리의 고단한 삶과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려낸 것 정도로 다가왔다. 하지만 좀 더 깊숙이 그 이면에 들어가보면 바리가 겪었던 갈등과 화해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의 인생에서 더 깊은 울림과 무언가를 남겨주는 것 같다. 우리들의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리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몇 배는 더 힘들고 험난한 삶을 살았다.
역사분야 책을 읽다보니 지루함이 가시지 않았다. 반쯤 읽었을 때 문학과 같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누구나 청소년시기에 바리공주에 대한 신화를 들어봤을 것이다. ‘바리공주’는 내가 중고등학교 재학 당시 플래시게임과 문학작품을 공부할 때 나오곤 했다.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은 이렇다 할 수 있다.) 첫째부터 일곱째까지 모두 공주(딸)를 낳자 마지막 딸 ‘바리공주’를 바다에 버리는데 이를 발견한 용궁에서 보살핌을 받게 된다. 세월이 흘러 왕이 죽을병에 시달리자 공주들은 모두 생명수를 찾기 위한 순탄하지 않은 여정을 기피한다. 하지만 일곱째 딸 바리공주는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망설임 없이 아버지를 살리고자 생명수를 찾는 긴 여정에 성공하여 모든 병을 낮게 한다. 황석영의 작품 중에선 문학교과서에서 <삼포가는 길>을 공부한 적이 있는데 황석영이 쓴 바리데기는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아마 신화 속의 바리공주와 상당히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