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마음이 병들어 집이 엉망이 되어버린 사람들, 정리 전문가 도마리가 고쳐드립니다!마치 시나리오를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살아 있는 대사로 유명한 가키야 미우의 장편 소설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집뿐만 아니라 마음도 청소해주는 정리 전문가의 활약을 그린 이 작품은 흔한 정리법 책이...
이 책에는 네 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그 에피소드에는 각각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유부남에게 속아 5년을 버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마저 잃어버린 직장인, 모든 지 다 해줬던 아내를 잃었으나 살아가는 방법을 찾지 못한 장인, 홀로 노후를 보내야 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노부인,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엄마. 이 상처받은 사람들이 가족들의 의뢰로 만나게 된 정리 전문가 ‘오바 도마리’를 만난다. 그녀의 정리법을 불만 어린 시선으로 따르며 자신의 상처를 인식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려는 의지를 얻게 되는 힐링 서적이다.
스스로의 상처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 소설 속 네 명의 의뢰자(의 가족들) 역시 그렇다. 이들은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그 상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종코로나의 힘은 강력하다. 정부의 연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권장, 운동이라 해야 할 것 같다. 연이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도서관이나 미술관, 박물관 모두 문을 닫아 코로나 차단에 앞장서고 있다. 이럴 때 도서관 앱이 이렇게 유용한걸 이제야 알았다. 전자책 2배 대출까지. ‘좋아요’가 가장 많은 순으로 검색하다 이 책을 만났다. 제목부터 아주 마음에 든다.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마음을 정리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옛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지금 웃고 있어도 마음 속 깊은 슬픔이 있는 사람도 있고 걱정 하나 없어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나랑 똑같은 고민과 아픔이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오바 도마리’라는 정리 전문가에 의해 복잡하고 엉긴 마음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언젠가 쓰레기더미 속에 사는 사람이 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다.
사실 난 이 나이 되도록 일본소설엔 관심이 없었다. 아니 가지고 싶지 않았다. 그다지 열성 애국자도 아니면서 단지 일본인이 쓴 글이라서 일부러 피했었는지도 모르고, 우리나라 정서와는 맞지 않을 것 같은 막연한 생각에 또 오래전 어린 마음에 읽었던 어마무시한 베스트셀러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고 이도 저도 아닌 내용에 당시로선 도통 이해가 되지 않던 정서적 괴리감에 지루함을 넘어 지리함에 이르러 결국 읽기를 포기했었던 껄쩍찌근한 기억으로 일본인의 소설들이 다들 저 모양이구나싶어 꺼렸을 지도 모른다.
이제 나이가 들어 시간이 남아 돌다보니 다시금 집앞 도서관에 들를 여유가 생겨 지인의 권유로 가키야 미우의 “노후자금이 없습니다”를 빌려 볼까하였으나 이 물건(?)이 좀처럼 만나기가 힘들다. 갈 때마다 늘! 항상!! 대출중...
우리 집 앞 대도서관은 아주 작고 신생도서관이라 책은 많지 않으나 인구밀도는 높은 곳이라 그 물건(?)을 만나기란 하늘에 별따기에 조금 못미친다.
처음에는 자기계발이나, 마음을 다스리는 책, 주변 정리를 하는 책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소설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정리를 도와주는 오바 도마리를 통해 주변 정리와 더불어, 마음의 정리를 도와준다는 이야기다.
첫 케이스는 나가사와 하루카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동료 사토시와 사귀다가 식당에서 사노 후린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심란해한다. 그 와중에도 동료인 아야코의 홈파티를 거절하지 못해, 항상 홈파티에 가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한다. 하기 싫으면서도 거절이 힘들어 상황에 끌려 다니게 된다. 그러다 오바 도마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하루카 대신에 사토시에게 전화해, 하루카의 엄마인 척 그의 마음을 떠보며 그가 바람둥이임을 확인시켜준다. 더불어 정리를 가르쳐주고, 하루카는 집을 정리한 후 아야코의 홈파티를 거절하고, 사토시의 문자도 거절하는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두 번째 케이스는 구니토모 덴조의 이야기이다. 그는 아내 미츠코를 잃고 딸 후미코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Ⅰ. 책을 읽게 된 동기 & 책 요약 : 정리 전문가의 마음 정리
나는 한창 미니멀리즘에 빠져 있다. 최소한의 물건과 정보, 일로 둘러싸인 삶. 얼마나 안정적이고 편안한가. 예전에는 나도 물건을 많이 샀다. 옷, 전자기기, 신발 등등. 옷과 신발이 많으면 패션 감각이 있어보이리라 생각했다. 전자기기가 많으면 삶이 더 편해지리라 생각했다. 오판이었다. 오히려 혼잡스럽기만 했다. 어울리지 않는 옷과 신발, 성능과 서비스가 제각각인 전자기기. 머릿속만 복잡해졌다.
그러다 미니멀리즘을 접하고는 불필요한 걸 없애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쓰지 않는 옷과 신발은 헌옷 수거함에 넣거나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다. 전자기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방이 넓어졌다. 불필요한 물건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해졌다.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불필요한 게 있으면 가차 없이 버린다. 아니, 아예 들여놓지 않으려고 한다.
‘정리’는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키워드다. 그래서인지 요즘 ‘정리’나 ‘미니멀라이프’ 등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2013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책인데 2017년에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어 읽으면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든다며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정리법을 알려주거나, 사진이 많은 책이 아니다. 보통 집안 정리 사진이 많은 일반적인 책들과는 달리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주인공은 정리컨설턴트인 도마리로 이 사람이 정리를 못하는 고객의 의뢰를 받아 고객들의 삶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고객은 4명으로 혼자 살고 있는 독신여성, 부인과 사별 후 혼자 살고 있는 남자, 넓은 집에 혼자 살고 있는 독거노인, 그리고 아들을 사고로 잃은 후 집안일에 손을 놓아버린 주부가 그들이다.
“텅 빈 마음을 채우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쇼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물건을 ‘필요’에 의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재미’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미니멀리즘을 소설에 담아 놓으니 신선하다. 심리 치유전문가로 불러야 할 것같은 정리전문가 도마리를 둘러싼 네 명의 고객 이야기다.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는 가족에게 정리전문가를보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두 평범하게 사회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이 아니라면 눈치 채기어렵다. 다행히 네 이야기 모두 해피 엔딩이다.
상대방의 마음은 읽기 힘들다. 주로 말이나 행동을 보고 판단한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노련하게 자신을 위장한다. 마음에상처나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눈치 채기 힘들다. 하지만 정리전문가인 도마리는그 사람의 물건을 보고 상황을 분석하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
여전히 미니멀라이프는 매력 있는 주제 같다. 마치 마음의 상태를 보여주는것 같다. 첫 번째 손님인 싱글 여성은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고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상태로 도마리를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