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어의 자리를 우리의 입장에서 성찰한 <영어, 내 마음의 식민주의>. '영어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을 염두에 두고, 영어를 우리의 상황이나 삶의 질과 관련지어 고찰한 글들을 엮은 책이다. 영어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명하면서 좀더 우리 삶에 밀착하여 영어를 이해하고, 앞으로의...
영어는 우리의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다. 유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억압한다. 이러한 영어공부는 권장되던 차원에서 벗어나 강요되는 지위로 옮겨가고 있다. 오늘날 영어는 취업과 승진, 돈벌이, 성공을 보장해줄 뿐만 아니라 한 인간의 능력과 성실성을 판별해버리는 인간적인 덕목이 되었다.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단순한 매체가 아니고 그 자체로 독자적 가치를 지닌 물신이 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논점으로 제기되지는 않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영어의 문제를 비판하고 있다.
영어는 실력에 따라서 삶의 등급이 매겨지고 훌륭한 부모를 만나야만 영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어는 우리사회의 모순된 계급구조를 재생산하는 일종의 문화자본이다. 한국사회에서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사회적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능력과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멋지다’, ‘성공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가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