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허지웅의 《대한민국 표류기》 역시 이 땅의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은, 아니 아예 이 땅과 하나되어 땅과 함께 정착하고 싶은 한 젊은 영혼의 욕망을 표현한다. 그 욕망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읽혀지겠지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이 표류기가 무척 솔직하단 것이다. _류승완...
p63 <허지웅의 연애사> 이사를 가기 전날 밤, 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기대고 서 있던 벽에 내 이름과 그 아이의 이름을 나란히 적고 왔다. 그 아이를 완벽하게 떠나보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거짓말이다. 아마도 영원히 힘들 것 같다. 저주라도 내렸는지 나는 이제 연애를 잘 못하겠다. 나는 연애를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p90 <허지웅의 20대> 몸에 쌓인 피로가 조금도 빠지지 않았다. 어쩌면 평생 그리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 대학교 진학 이후로 단 한번도 쉬지 못했다. 학비도 대고 월세도 내야 했으니까... 조금 덜 부유하고 조금더 가난하게 행복해지자면서 정작 내가 이렇게 안절부절 살면 안 되지... 밥벌이에 먹혀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p122 <20대> 사회 첫발을 내딛는 20대는 가장 행복한 세대여야 마땅하다. 제도적으로 그 시작을 보장받아야 한다. ... 당연히 축복받아야 할 세대가 한국에선 가장 힘없고 갈곳도 없으며 오로지 경쟁만을 강요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