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빈곤’의 문제와 ‘빈민’의 문화를 들여다 보다!어느 멕시코 가족에 관한 빈곤과 빈민의 이야기 『산체스네 아이들』. 이 책은 인류학자 오스카 루이스와 아내 루스 루이스가 함께 멕시코시티의 빈민가 베씬다드 까사그란데에서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생애를 4년에 걸쳐 생생히 인터뷰하고 기록한...
이 책의 저자는 오스카 루이스로 1914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 근교의 작은 농장에서 성장하여 문화인류학자의 삶을 살았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1940년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70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교수로 지냈던 일리노이 대학교에 인류학과를 설립하는 일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1943년 처음 멕시코를 방문한 이래로 멕시코 농부들과 도시 빈민은 루이스의 주된 관심사였다. 그는 멕시코, 인도, 푸에르토리코 등의 농민이나 도시하층민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에게 그 생활사를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레드필드의 민속사회론을 비판하였다. 또한 그는 『빈곤의 문화』에서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뒤쳐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단순한 경제적 결핍 이상의 독자적인 구조와 적극적인 방위기제를 가지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 책은 멕시코 시에 사는 어느 가난한 가족의 이야기로 쉰 살 난 아버지 헤수스 산체스와 그의 자식들 네 명에 관한 이야기다.
인류학은 먼저 체질인류학과 문화인류학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인문·사회과학으로서 역사시대, 근대와 현대의 사회문화현상들을 기록된 문헌자료와 현지조사, 연구 자료를 통해 비교, 분석하고 서술하는 학문이 민족학 또는 좁은 의미의 문화인류학이다.
미국에서는 인류학의 분야를 체질인류학·고고학·민족학 외에 특히 언어와 사회문화현상들을 관련시켜 연구하는 언어인류학까지 포함시켜 크게 4개의 분야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류학의 고유한 특성은 연구의 대상보다도 연구의 관점과 접근방법에서 나타난다. 다른 학문들은 인간의 신체적 구조·기능·변화·병리현상들과 사회적·심리적·정치적·경제적 행위들을 따로 떼어서 분석적으로 연구하지만 인류학은 그러한 인간의 여러 측면 또는 현상들이 분리된 것이 아닌 상호관련된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인류학은 인간의 모든 측면과 현상들을 상호 관련된 하나의 총체로서 종합적으로 연구함과 동시에 인간의 모든 측면과 현상들에 대한 다양성을 전제로 연구한다. 한편, 인류학은 1945년부터 현지조사가 폭발적이었으나 다양한 국가의 등장과 동시에 근대국민국가가 출현하면서 침체되었고, 인류학자들은 외부의 부족사회보다는 저개발국의 The others인 농민이나 노동자, 빈민들로 연구대상을 바꾸게 되었다. 즉 그들은 근대국가의 전반적인 내부구조를 연구하면서 동시에 주변부로부터 떨어진 외딴지역의 사람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100년간 세계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발전했지만 이 사람들은 여전히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1945년 이후 수많은 나라들이 근대국민국가의 시스템을 자국에 도입했으나 갑작스러운 시스템의 도입으로 국가 내에는 많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중 대표적인 나라로 멕시코를 꼽을 수 있다. ‘산체스네 아이들’의 저자인 인류학자 오스카 루이스는 1943년 처음 멕시코를 방문한 이래로 멕시코 농부들과 도시빈민을 그의 주된 관심사로 삼았다. 그는 10년 넘게 멕시코시티의 가족들을 연구하고 있었고 ‘소설과 인류학 논문의 중간’ 형태라고 할 만한 것을 만들고 있었다.
‘산체스네 아이들’에 대해서 아느냐고 질문했을 때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 아는 사람들도 70년대 ‘안소니 퀸’이 주연한 영화로 알고 있거나 아니면 그 영화의 주제곡으로 유명했던 ‘척 맨지온’의 음악으로 알고 있지 않을까? 우리에겐 생소한 ‘플루게혼’이란 악기로 연주한 ‘산체스네 아이들’은 강렬한 중독성을 띄며 우리 귀를 맴돈다.
사실 영화 ‘산체스네 아이들’은 ‘오스카 루이스’가 저술한 민족지를 원작으로 만든 것이다. 이 민족지를 통해 ‘빈곤문화’가 최초로 제시되었고 미국 인류학계에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일반 독자들에게 읽혀져 중산층에게 빈곤이라는 문제와 빈민들의 문화에 대하여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 그들에게 이 책은 민족지라기보다는 소설의 느낌이었다. 이 책이 나온뒤 멕시코 정부에서는 자기네 나라엔 그러한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빈곤문화’의 존재를 부정하려고 애썼다는 일화가 있다.
오스카 루이스가 저술한 ‘산체스네 아이들’은 멕시코 시에 사는 어느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그는 예전에 썼던 ‘다섯 가족’이라는 책의 주인공들 중 한 가족을 선택하여 좀 더 가까이에서 그리고 더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생활을 관찰하였다.
산체스네 가족은 아버지 헤수스 산체스와 첫 번째 아내가 낳은 두 아들인 마누엘과 로베르또 그리고 두 딸인 콘수엘로와 마르따 이렇게 5명으로 이루어져있다.
아버지인 헤수스 산체스는 평범한 일꾼이다. 그는 식당의 식자재를 사는 일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일만으로는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기에 돼지를 사육하거나 복권을 파는 일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헤수스의 첫 아내가 살아있었을 땐 아니 두 번째 부인이 살아 있을 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가난 했지만 행복했다. 컵은 항상 깨끗했고 집안도 깔끔하였다. 하지만 두 번째 부인이 죽고 아이들이 커가자 아버지와 자식 간의 관계도 형제자매간의 관계도 깨져 버린다.
영화 『산체스네 아이들』(The Children Of Sanchez)은 오스카 루이스의 소설을 홀 버틀렛이 감독하고 안소니 퀸이 주인공인 ‘헤수스 산체스’ 역을 맡아 열연한 1978년 작품이다.
‘헤수스 산체스’는 부모에게 유산도 교육도 받지 못한 빈민이었지만 나름대로 그러한 환경 속에서 가난을 이겨내고자 직장생활도 성실히 하고 가족을 부양하고자 열심히 노력한다. 가난하지만 사랑이 있는 행복한 가정이었던 산체스 일가에서 산체스의 아내가 죽은 후 산체스는 여자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하고 여러 자식과 산체스가 불러들인 여자 등으로 비좁은 방이 더욱 좁게만 느껴져 간다.
빈곤으로 인해 사회적 편견, 불평등, 차별, 배제가 나타나며, 개인에게는 무력감, 절망감, 분노감을 자아내고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결국 빈곤현실은 가난한 사람에게 폭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빈곤의 폭력성은 빈곤계층이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그러니까 ‘탈빈곤’의 문제는 다름 아닌 사람의 가치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인권의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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