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은 참 다사다난했다. 마치 2016년 촛불집회를 보는듯하다.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정권의 퇴진을 외쳤던 그날의 외침처럼 1894년 우리들의 아버지들도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분연히 일어났다. 그들은 동학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바꾸길 원했다. 동학은 최제우가 제창한 종교이자 학문으로서 신분 해방과 토지 균분 등을 주장한 매우 혁명적인 사상이었다. 그럼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학에 가입하고 목숨까지 내놓으면서 끝까지 투쟁한 것일까? 나는 그것이 ‘아버지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자식만큼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아버지의 소박한 마음이 동학이라는 종교에 반영 되었다. 우리 자식만큼은 나처럼 굶지 않고, 우리 자식만큼은 신분의 차별에서 자유롭고, 우리 자식만큼은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런 아버지들이 꿈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