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대륙 발견부터 부시정권까지, 그 진실한 기록
하워드 진이 쉽고 친절하게 다시 쓴 미국사 입문서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는 하워드 진이 자신의 대표작「미국민중사」를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들을 위해 쉽고 친절하게 다시 쓴 책이다. 세계적인 학자인 하워드 진은 노엄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양심을 대표하는 '실천적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민중의 관점에서 미국 역사를 읽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미국민중사」는 기존의 책들이 일관해온 정복자나 영웅의 시각이 아니라, 그들의 야욕에 희생당한 민중의 시각에서 역사를 재해석하여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은 책이다. 이번 책은「미국민중사」보다 쉽고 간략하지만, 그 깊이는 그대로 담고 있다. 또한 부시 행정부의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시기이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된 지 3년 반이라는 세월이 흐른 시점이기도 한 2006년 말까지의 최근 역사를 보강하였다.
이 책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자신의 시각을 넘나들어 설득력을 높이는 저자 특유의 서술이 잘 살아 있다. 저자는 미국의 지배층을 역사 속 시련에서 민중을 구해낸 영웅인 듯 보여주는 시각을 거부하고,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 끊임없이 저항해온 민중의 역사에 주목하였다.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를 통해 미국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본다.
글을 읽을 때 책의 첫머리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편이다. 이 책의 처음부분을 읽는 순간부터 내 머리를 마치 망치로 때려지듯이 멍해진 순간이 왔었다. ‘나는 어째서 사람들이 어른들은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견해를 들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반면에 젊은이와 아이들은 그런 걸 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구절이 나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하였다. 역사는 시대의 흐름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잠시 뒤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날 미국은 가장 부유하고, 가장 영향력 있으며, 가장 선구적인 나라이다. 전 세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국의 파워는 막강하다.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성장한 것을 보면 분명 역사적으로 미국만의 획기적인 사상과 제도가 존재했을 것이다. 이것이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의 첫 페이지를 펼치기 전까지 내가 바라본 미국이었다.
미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많은 키워드 중에 ‘민주주의’가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민주주의 영향을 받아 성장해왔고, 지금은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할 것을 지향한다. 실제로 미국이나 우리나라, 그 밖의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이러한 사상을 기초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이러한 모습들이 한순간에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 역사만 봐도 그렇다. 이 감상문을 쓰고 있는 오늘 날짜는 5월 18일이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33년 전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날이다. 이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4.19혁명, 6월 민주항쟁 등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오늘날의 민주화를 이룩하였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자유와 평등을 보장받기 위해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흑 같은 현실 속에서 많은 여성들은 양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하여, 흑인들은 계급 차별을 극복하기 위하여,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다인종, 다민족이 한 국가 안에서 평화롭게 살기 위해 수많은 피와 눈물을 필요로 했던 투쟁의 결과물이다. 마침내 오늘날 미국의 대통령은 흑인이다. 미국의 전 국무장관은 여성이었다. 결국 수백 년에 걸친 대중들의 노력이 승리한 것이다.
어느 나라든지 선진국이 된 나라들을 보면 위대한 지도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혜와 리더십을 발휘하며 나라 발전을 이끌어 냈다. 미국도 당연히 훌륭한 지도자들이 있었다.
이 책 저자 하워드 진은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학자다. 그는 노엄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양심을 대표하는 ‘실천적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전뿐만 아니라, 민권, 여권, 인종차별, 제 3세계 문제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행동해왔다.
내가 저자에 대해 알아 본 이유는 저자의 삶과 가치관을 조금이나마 알고 난 뒤 책을 읽게 되면 그가 어떠한 시각에서 글을 썼는가에 대해 좀 더 이해가 잘되지 않을까, 책에 흥미를 좀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이다.
이 책은 콜럼버스의 시대부터 오늘날 부시대통령 시대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역사가 4부로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사건 하나하나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또한 기존 미국역사 책의 정복자와 영웅의 시각에서 본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야욕에 희생당한 수많은 민중의 시각에서 봤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하워드 진은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애국심이 아니라고 말했다. 나 또한 각 개인에게는 비판을 할 수 있는 각 권리가 있고, 잘못된 것, 옳지 않은 것이라 생각이 들 땐, 그것을 바로 잡는 것이 애국심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돈과 권력을 지닌 자들은 자신의 보호를 위한 내면을 숨기고 국가 이익, 선진화 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그러한 목적을 위해 힘없는 하위 계층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정당한 것 이였던가에 대해 물음을 던져본다.
미국 초창기 인디언과의 문제, 노예해방과 미국 경제사 속에 감춰진 이면들, 필리핀 전쟁과 베트남 전쟁, 그리고 최근 이라크 전쟁과 부시 행정부의 모습까지 흥미로운 주제거리가 많았으며 사진과 그림들이 첨부되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웠다.
책에는 아라와크 족, 이로퀴이 족 등이 등장하는데, 초창기 인디언들의 학살, 집단적인 흑인 노예 원정, 서부 개척과 함께 이루어진 멕시코 지역의 침탈, 필리핀 지배 등으로 이루어진 미국의 초기 역사는 어쩌면 피와 탐욕으로 물들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물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지금과 같은 강대국이 탄생할 수 있었을 테지만 말이다.
미국의 양심을 대표하는 실천적 지식인, 미국의 진보사학자로 불리는 하워드 진의 미국 역사 입문서이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그의 이름을 들어봤을 텐데, 이번 ‘살아있는 미국역사’는 나같이 미국역사에 대해 관심 있는 입문자에게는 많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개척부터 부시 정부의 이야기까지 서술되어 있으며, 정복자에 의한 역사라기보다는 피정복자의 관점에서 쓰인 역사서이다. 반만년을 이어온 우리나라의 역사에 비하면 지극히 짧은 미국의 역사이지만 세계적인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가장 흥미로운 역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 ‘정복과 차별의 역사가 시작되다’는 신대륙개척 신화에 가려진 진실부터 노예제도, 여성차별, 인디언차별 등이 서술되어있다. 기존에 내가 알지 못했던 감추어진 진실을 많이 엿볼 수 있었고, 많은 부분에서 미국에 대해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신대륙개척이라는 용어 자체도 정복자의 입장에서 서술된 단어인데 이 책에서는 하워드 진이 대용할만한 단어를 찾지 못한 것인지, 번역의 잘못인지 그대로 쓰인 것이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비주류의 관점에서 서술한 역사책이면 그 단어도 적절하게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부 ‘멈추지 않는 팽창 야욕의 시계’는 1부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