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 대한 단선적인 시선과 편견을 날카롭게 살피다!서울대 교수들이 들려주는 명품 인문학 강의 시리즈 「서울대 인문 강의」 제6권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이 책은 일본사 연구가이자 서울대 동양사학과 박훈 교수가 막부 말기에서 메이지 유신에 이르는 정치 변혁의...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는 일본 근대화 과정 중 메이지 유신(1868 년) 이후부터 다이쇼 데모크라시(1912년)까지의 시대를 다룬다. 저자는 당시 역사적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원인을 분석하여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이를 위해 먼저 서양 열강으로부터 문호 개방을 요구받은 상황에서부터 출발 한다.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에 막부 정권은 천황 중심의 중앙 집권 체제를 강 화하기 위한 개혁을 단행했다. 한편으로는 조선 침략을 준비했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서구화 정책을 추진했다. 또한 대외 팽창주의 노선을 추구하던 사쓰 마번과 조슈번은 권력 장악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두 번 사이의 전쟁이었던 세이난 전쟁에서는 조슈번이 승리했지만, 1877년에는 다시 사쓰마번이 주도권을 잡았다.
일본을 서구화한 메이지 유신. 어째서 일본은 스스로 서구화를 했고, 다른 동아시아 국가는 그러지 못했는가. 이 책은 막부 말에 집중한다. 일본이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까닭에 대해 경제, 정치, 문화적 환경을 설명한다.
1. 책을 읽다 보면 일본의 서구화는 스스로 일으킨 것이 아니라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을 타고난 것 같다. 당장 이웃 나라인 청나라와 조선과는 너무도 다른 환경, 정치, 경제, 문화적 환경을 지녔기 때문에 지리적인 요인으로는 연관 지어 짐작하기 힘들다.
작년 가을. 고등학교 시절, 나는 이 책을 한 번 추천 받은 적이 있다. 당시의 나는 입시 공부를 핑계로 책이라는 것을 조금은 멀리했었다. 또 일본의 역사를 다룬 도서는 반일 감정에 치우쳐 그 객관적 사실이 흐려지거나, 일본의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의 책이 많을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은 책을 더 읽기 힘들게 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한심한 편견에 지나지 않았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는 그저 의무감에 펼쳤던 책이었으나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는, 왜 내가 이 책을 더 일찍 읽어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이 되었다.
< 중 략 >
많은 이들이 일본이 한국에 남긴 치욕과 어둠의 역사에 분노한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역사를 정확히 알고 우리가 분노하게 된 이유를 역사 속에서 낱낱이 분석해야 한다고 느꼈다. 또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는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그들을 뛰어넘을 새로운 도약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우리가 극일(克日)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막연한 반일 감정에 묶여 객관적인 사실과 교훈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유연한 사고와 수용력으로 지식을 쌓고 활용하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일본을 근대국가로 빠르게 탈바꿈하게 해준 ‘메이지 유신’을 분석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의 역사를 고리타분한 과거의 기록 중 하나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위한 양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바이런의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라는 말처럼 과거의 우리 모습에는 오늘과 미래의 우리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을 것이며, 그렇기에 과거 일본과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오늘날의 우리가 미래의 방향성을 설정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1860년대 동아시아사에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때에 조선, 일본, 청나라의 반응을 각기 살펴보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각기 다른 이들의 반응은 앞으로의 우리의 인생에서의 변곡점에서의 대응 방법에 있어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 최초로 근대화를 이뤄냈던 일본의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막부시대부터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는 역사적 전개와 함께, 일본이 근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받아드릴 수 있었던 내적, 외적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먼저 막부 체제를 살펴보자, 막부시대는 가마쿠라 막부, 무로마치 막부, 그리고 마지막인 도쿠가와 막부에 이어 약 700년 가까이 존속되었다. 막부는 봉건제를 채택하여 쇼군이 중심인 막부지역이 반(半)독립적인 번들을 관리하는 형식으로 지배하였다. 막부는 경제력을 장악하고 막대한 권력을 바탕으로 독립적이고 자치적인 번들을 지배할 수 있었다.
Ⅰ. 들어가며
메이지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책 제목부터 비범했다. 억울함의 표시인지 아니면 진정 메이지유신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도대체 알 수 없다는 답답함의 어조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머리말을 읽기 시작하면서 눈에 확 들어오기 시작하는 많은 내용이 있었다. 이 메이지유신이라는 것은 오묘하다.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근대화를 진행한 일본이었다. 그 것을 자부심으로 느끼는 일본인이 많다. 스스로 우월했다고 자부한다. 근대화를 스스로, 먼저 이루지 못한 한반도와 대륙을 멸시했다. 이런 사상이 바탕이 되어 일본의 제국주의 시기가 도래했던 것이라 사료된다. 하지만 당시 조선이 스스로 근대화를 일으키지 못했기에 미개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있을까? 또한 스스로 근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고 해서 조선의 모든 체제에 일본이 관여해야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일본이 주장하는 근거는 단지 일본만의 생각이며 일본이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자칭이다.
실제로 당시 시대상황을 보자면 아시아 국가 중에 일본이 지칭하는 근대화를 이룬 국가는 없었다. 아시아 국가 중 그들이 유일했다. 유일했다고 해서 그것이 우월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현대적 사고에서 역사를 바라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당시 시대 상황에서 일본은 특이했다. 어찌 보면 다른 나라들은 이상하다 생각했을 수도 있다. 역사적 사건은 당시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일본의 주장은 매우 편협한 시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수업 초반에 ‘근대화’에 대한 언급을 잠깐 하며 생각한 내용이었다. 19세기, 20세기 ‘근대화’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산업혁명? 서구문물 수용? 서학의 보급? 정말 이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지만 근대화를 이룬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21세기 대한민국은, 그리고 중국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나라들은 산업혁명이 없었다. 근대화에 가장 상징적인 사건인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은 4차 산업 강국으로 세계에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