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편소설『은교』.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받던 이적요가 죽은 지 일 년, Q변호사는 유언에 따라 그가 남긴 노트를 공개하기로 한다. 하지만 노트에는 이적요가 열일곱 소녀인 한은교를 사랑했으며... 이적요 기념관 설립이 한창인 시점에서 공개를 망설이던 Q변호사는 은교를 만나고, 서지우 역시 기록을...
'은교'를 읽고: 욕망과 순수, 그리고 존재의 덧없음에 대한 성찰
박범신 작가님의 '은교'는 처음 책을 펼쳤을 때부터 나에게 깊은 전율과 함께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삶의 유한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은교'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순수함과는 대조적으로, 이 소설은 노년의 시인과 젊은 여학생, 그리고 시인의 제자라는 세 인물 간의 복잡한 감정선과 욕망, 질투, 그리고 존재의 덧없음을 섬세하면서도 파격적으로 그려냈다. 저자는 아름다운 문장과 심오한 통찰로 인간 내면의 가장 은밀한 곳을 탐구하며, 우리에게 '당신은 무엇을 갈망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내가 겪었던 욕망과 좌절, 늙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 속에서 놓쳤던 삶의 진짜 아름다움들을 떠올리며, 피상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존재의 심연을 탐색하는 고통스러우면서도 해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박범신 작가의 『은교』는 사랑, 욕망, 예술, 그리고 노년이라는 키워드가 밀도 있게 교차하는 소설이다. 읽는 내내 감정의 파도를 타듯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상들이 밀려들었다. 젊음과 노년, 천진함과 관능, 순수와 욕망이 한데 얽힌 이 작품은 단순한 연애담을 넘어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 감정과 노화, 그리고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1. 노년의 욕망과 그것의 존엄함
『은교』는 70대의 노시인 이적요가 17세 소녀 은교를 향해 느끼는 애틋한 감정과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박범신 소설가의 책이라는 호감으로 「은교」를 만났다.
자신의 외로움과 추위를 목각인형을 깎으며 치유한다는 소설가
그리고 금상첨화로 책사이즈, 겉표지 재질, 색깔도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작가로 책을 선택 하는 건 무언가 편향적인 성향인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습관이 생겼다. 언제지?
책의 첫 장을 넘기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한줄 한줄 읽다보니 스르륵 빠져버린다.
작년에 읽었던 정유정의 「7년의 밤」을 읽으면서 빠져드는 속도는 비슷한데 느낌은 전연 다르다.
스산하고 음산한 분위기인 반면 「은교」는 간결하면서 깔끔하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우울해지지도 않는다.
소설의 등장인물은 간단하다.
스토리 전개에 대부분 4명만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대 문학가로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 받는 이적요, 나이는 70세
그리고 그 시인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물심양면 자식
영화로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기대했던 책 은교, 물론 난 책보단 영화로 은교를 접해보고 싶었다.
은교를 글쓰기 수업 중간고사 대체용으로 교수님께서 책을 읽고 독후감 쓰는 과제를 내주셨을 땐 책으로 접한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물론 시간만 된다면 책과 영화 두개다 접해볼 생각이라서 그 닥 에 손해 보는 일은 아니었다.
처음 이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 유명한 영화의 원작 소설이라는 생각 그 이상으로는 크게 흥미가 들지 않았다. 2016년과 17년 사이에 크게 흥행했던 드라마 ‘도깨비’에 배우 김고은이 출연하여 많은 관심을 받고 유명세를 탐과 동시에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른 영화, 은교.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김고은과 영화 ‘은교’의 김고은을 비교하며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두 배역 모두 여고생의 역할을 연기하고 있지만, 두 여고생이 시청자에게 주는 느낌은 무척이나 상반되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도 영화를 보고 난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얘기하길, “은교라는 영화는 더럽고 추악하며 역겨운 아동 성애 영화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은 배우의 노출 신 때문이다.”라고. 또 실제로 내가 이 책을 읽을 때에도 많은 친구들이 왜 그런 야한 소설을 읽느냐, 그거 더러운 이야기가 아니냐며 물어오는 일도 변변찮았으니, 작품 은교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여태껏 여러 편의 책을 읽었고 또 여러 편의 독후감을 썼지만, 지금처럼 독서 기록을 남기는 일이 어려운 적은 없었다. ‘은교’가 나에게는 뭐랄까, 조금 난해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분명 글을 읽었고 그것들이 피상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이면에 담긴 어떤 뜻, 혹은 어떤 심오한 감정을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힘들었다. 그리고 약간이나마 이해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문학 작품을 읽으며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맞게 이해한 건지 의심하게 되었다. 요즘 전에 없던 독서를 하며 내 인생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텍스트를 읽고 있지만 그 중에 내가 진정으로 이해하고 느끼는 문장은 몇이나 될까,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나에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을 고작 한달 반만에 썼다니, 저자도 어지간히 미친 인물이 아닌가 싶다.
Ⅰ. 들어가며
사랑은 누구나 동경하는 체험이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과 문학의 변함없는 주제이다.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사랑은 기쁨과 슬픔, 환희와 고통,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가르치지도 또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성장과정 속에서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사랑에 대한 극히 왜곡되고 파편적인 이해를 하게 되면서 사랑에 대한 환상과 편견을 키워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사랑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사람 또한 드물다. 이처럼 사랑은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운 개념이지만 우리 인생에서 관계의 기초가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기를 원하며,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하나 사랑의 양면성으로 인해 사랑에 대한 위험부담이 따른다. 사랑으로 인해 극도의 황홀감을 맛보기도 하지만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꺼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려 한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사랑의 모습은 변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몇 가지 측면이 있다. 전반적으로 젊은이들에게는 열정이 중요한 반면, 노인들에게는 정서적 안정감과 성실성이 중요하다. 흥미롭게도 성적 친밀감은 성년기와 중년기에 똑같이 중요한 것임을 보여준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사랑의 구성요소의 중요도 순위가 모든 연령집단에 동일하다는 것이다. 구성요소 하나하나의 비중이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중요성은 연령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교라는 이 소설 속에서도 젊은 제자 서지우와 교수 이적요와 은교와의 관계 속에서 이것이 확인된다.
최근 한 방송물에서 작가는 우리 마음속의 은교에 대해 언급하며, 불가능한 꿈을 바라는 인간에게는 누구나 은교가 있다고 했다. ‘은교’ 이야기는 갈망의 이야기이다. 작품에서 이적요 시인은 은교에게서 영원한 젊음을 찾고자 하며 그 자신 ‘불멸’을 갈망했다.
논산시 연무읍에서 태어나 1961년부터 강경읍에서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박범신은 강경에서 교사생활을 하며 지냈다. 그러던 중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하게 된다. 이후 박범신은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 문학상,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로 김동리문학상, ‘더러운 책상’으로 만해문학상, ‘나마스데’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 잡는다.
작가는 스스로 인간 중심주의와 문학 순정주의라는 두 개의 바퀴 위에 자신의 작가 인생을 바쳐왔다고 고백하였는데 그런 작가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되며 숨겨왔던 노년의 성과 욕망을 주제로 2010년 1월부터 3월까지 자신의 블로그에서 「살인당나귀」로 연재하던 소설을 이내『은교』라는 이름으로 펴낸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이적요’이라는 시인이다. ‘적요(寂寥)’라는 필명처럼 그는 세상과 거리를 두며 살아가고 있는 시인으로 돈이나 명예를 탐하지 않고 묵묵히 시를 쓰기에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런 그와 관계된 두 인물이 제자 서지우와 그들 사이에 나타난 고등학생 한은교이다. 소설 속에서 드러난 이적요의 욕망은 매우 복잡하다. 노인의 늙음에 대한 욕망, 늙은 몸임에도 은교를 향한 성적 욕망, 그에 따른 서지우에 대한 질투와 배신감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각자 나름의 서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인물들의 욕망과 행동들은 비교적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2012년 소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 <은교>가 개봉하여 19세 이상 관람가라는 한계 속에서도 130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큰 흥행을 거두었다. 영화 <은교>는 단순히 상업적 성공을 넘어 각종 매체와 뉴스에서도 언급되며 이른바 ‘은교 신드롬’을 일으키며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소설 『은교』는 욕망을 비교적 내면의 성찰을 통해 진솔하게 다루고 있었으나 많은 독자에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반면 영화 <은교>의 서사는 대부분 사람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고, 더 큰 인기를 끌었다.
1. 작품 소개
영화 ‘은교’는 소설 ‘은교’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정지우 감독의 2012년 작이다. 130만 관객 수를 기록해 흥행을 이루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소설과는 내용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또한 ‘은교’는 풋풋하고 순수한 소녀에게 사랑에 빠진 천재적 시인과 스승의 천재적인 재능을 질투한 패기 넘치는 제자, 위대한 시인의 세계를 동경한 젊은 17살의 소녀.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감독 및 작가 소개
영화 ‘은교’의 감독 정지우는 1968년생으로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단편영화 ‘사로’로 데뷔했으며 대표작으로는 은교, 이끼, 모던보이와 2019년 신작 유열의 음악앨범이 있다. 영화의 원작 소설 ‘은교’의 작가 박범신은 1946년 충청남도 논산에서 태어났다. 원광대 국문과와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소설 '여름의 잔해'가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어서 많은 작품을 출간했고, 2010년 은교를 발표한다. 박범신은 감성적 묘사 위주의 시적인 문체, 비정한 문명과 인간성에 대한 비판을 낭만적으로, 풍자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3.작품 분석
영화는 은교의 등장에서부터 이적요의 욕망에 대한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즉, 노인의 성적 욕구와 욕망을 중점적으로 작품이 진행되고 있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이적요가 은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두 번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적요가 은교를 향한 마음 즉, 노인의 욕망이 어떻게 영화 속에 나타나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작품을 분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