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도발적이고 발칙하며 감각적이고 치밀한” 작가
정이현이 펼쳐 보이는 새로운 미스터리!
여기, 한집에 사는 다섯 사람이 있다. 얼기설기 혈연으로 얽히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각각 개별자이자 단독자로 살아가는, 조그맣게 웅크린 그림자들. 2008년 2월, 서초구 방배동...
소설의 제목인 ‘너는 모른다’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너는 모른다’일 것이다. 이 소설은 막내 딸 ‘유지’의 실종으로 인하여 외면해왔던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는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대만에 있는 옛 연인을 잊지 못하고 계속 만나는 어머니 옥영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떻게 아버지 상호가 장기밀매로 돈을 번다는 사실과 의대에 다니는 줄 알고 있는 아들 혜성이 학교는 다니지 않고 방화를 즐긴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니 의외로 간단하게 해답을 알 수 있었다. 답은 ‘알려고 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서로에 대해 아예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각자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한다. 가족들이 상호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할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저 아버지로서 가정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그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 대목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또한 혜성이 등록금 고지서를 위조하고 아버지에게 들킬 것을 두려워한 것이 무색하게 확인 조차 하지 않고 무심하게 수표를 건네는 상호의 모습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충분히 알 수 있었을 사실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실제로 그들은 언제나 화목한 이상적인 가정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했지만, 예측과는 다른 내용의 책이었다. 우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처음 든 생각은 결론을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실종된 유지를 찾는 내용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내용이 급하게 마무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초등학생인 유지는 하울카 언니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갔다가 공중전화 부스에서 하울카 언니를 잃어버린다. 결국 하울카언니를 잃어버린 후 유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나는 이 책에서 밍이 가장 희생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