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작가 인생이 30주년을 맞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작!히가시노 게이고 역대 최고의 문제작 『공허한 십자가』. 살인과 형벌, 속죄, 사형 제도의 존속, 생명의 소중함 등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다룬 이 작품은 속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숨 쉴 수 없을 만큼의 긴박한 전개, 자세하게 그려낸 주인공의...
대중적 호소력 짙은 작가 게이고는 감정 흐름의 명확성, 속도성의 절묘함, 독보적 필력 등의 강점으로 매번 작품을 접하기도 전부터 기대감을 한껏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무게감 있는 주제를 세밀하고 간결성 있게 다룬 「공허한 십자가」를 읽기도 마음먹었다. 책의 초입부에는 나카하라, 사요코, 그의 딸 마나미가 등장한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강도의 습격은 마나미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왔고, 이에 격분한 부부는 강도의 사형에 목소리를 높인다. 그 후, 강도는 사형선고를 받게 되지만 둘을 이어주던 딸의 존재가 사라져버린 탓에 부부는 갈라서기를 선택하게 된다. 어느 날, 나카하라를 찾아온 형사는 사요코가 사쿠조라는 남성에게 살해당했음을 전하게 되는데, 사쿠조의 딸 하나에와 연을 끊고 산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왜 사위인 후미야가 사쿠조를 위해 적극 사죄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공허한 십자가의 작가 히가시고 게이고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예민할 수 있는 주제를 모두 담았다. 그 중에서 사형 폐지론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는 굉장히 거북한 느낌이 든다. 나는 한 개인의 부주의로 일으킨 교통사고로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유족으로서 사형제에 대하여 찬성하는 입장에 서 왔기 때문이다. 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죄에 대한 벌로 십자가를 메는 방식은 모두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사형제가 옳지 않을 수 있다고 책의 결론을 마무리한다.
대한민국은 사형제도를 법률상 유지하고 있지만, 가장 최근의 집행일자는 1997년이다. 1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사형제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형 판결을 받는다고 유족의 마음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더욱 무거운 마음을 갖을 수도 있다. 또한 가해자의 죽음으로 피해자가 보상받는 것도 없을 뿐더러, 피해자의 피해가 복구되는 것도 아니며 생명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나는 그의 작품을 읽기 전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는 그의 작품을 읽노라면 숨이 차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가 펼치는 이야기 공간에 내가 빠져들게 만드는 신비한 힘을 가진 작가이다. 이 소설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며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사형제도에 대해 생각이 바뀌게 되었고 과연 어느 것이 정답일지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난 후에도 나의 가슴 한 구석에서 나를 짓눌렀다. 그에 대해 내린 나의 결론을 감상문을 통해 적어본다.
사형제도는 최소한의 통과점
나는 사형제도가 우리 사회 정의구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사형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고 모두에게 아픔인 슬픔으로 가득 찬 이 과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한 부부는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자신의 딸이 가석방 된 범죄자에게 무참하게 살해된다. 재판을 하는 과정을 통해 부부는 자신의 딸을 살해한 살인자가 당연히 사형에 쳐하길 원하지만 우리 사회가 적용하고 있는 법은 우리의 생각보다 범죄자에게 관대하다.
요즘 [뉴스]나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시사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이 사건이 해외 토픽 뉴스가 아닌 대한민국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극악무도한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느낀다.이러한 사건들을 보면서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의 작품인 [作 공허한 십자가]가 떠올랐다.이 작품에서는 부부,즉 나카하라와 사요코 사이에 있었던 미나미라는 딸이 살인 강도를 당한다.이 살인 강도를 저지른 범죄자는 처음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지만,사형을 받기를 원하는 부부의 고된 노력을 통해 피고인은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하지만 부부의 공동의 목표가 실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성취감은 커녕 이 아픔으로 인하여 부부는 이혼을 하게 된다.
이를 읽고 난 후 -사형제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형제도는 꼭 필요한 제도이긴 하다 그런데..
2. 줄거리
한 고등학생과 중학생의 풋풋한 사랑으로 가볍게 시작한다. 고등학생의 이름은 후미야. 중학생의 이름은 사오리다. 영상미가 돋보이는 일본 청소년 영화가 생각이 날 정도다. 싱그럽고 사랑스런 둘의 이야기가 괜스레 마음을 설레게 한다. 히가시노의 이야기는 어느 하나도 허투루 볼 수 없다. 등장인물이 잠깐 흘리고 지나간 말이 이야기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호텔리어가 말했던 부분에 범인이 존재 해서 얼마나 놀랐던가.
그 둘의 사랑을 뒤로 하고 이야기는 다음 단락으로 넘어간다. 애완동물 장례식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인물이 나온다. 이름은 나카하라다. 그에게 형사가 찾아온다. 11년전에 이혼한 부인이 살해당해서였다. 전아내의 살인사건으로 그는 자신의 딸이 살해당했던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11년전 그의 딸은 강도살인을 당한다. 남은 가족인 그와 그의 아내 사요코는 살인범의 사형판결을 삶의 목표로 삼는다. 오랜 재판 끝에 사형판결을 받지만 유족에게 남는 것은 공허함 뿐이다. 서로를 마주할수록 죽은 딸에 대한 기억들로 괴로워한다. 결국 둘은 이혼을 하고 서로 다른 인생을 산다. 나카하라는 애완동물의 장례를 직업으로 하는 삼촌의 뒤를 잇는다. 아내인 사요코는 칼럼니스트로 살면서 살인자들의 사형판결을 주기 위해 온 힘을 바친다.
“범인이 사형 당한다고 해서 죽은 가족이 돌아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살해당한 유족에게 범인의 죽음은 당연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살해당한 고통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범인의 죽음은 당연히 거쳐야 할 통과점이다.” 사요코가 죽고 난 후 나카하라가 발견한 그녀의 글인 ‘사형제도 폐지라는 이름의 폭력’에 나오는 말이다. 유족이 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유족이 범인의 목숨 외에 무엇을 바라겠는가. 그게 기본이다. 그 이후에도 유족들은 평생동안 죽은 사람을 생각하고 아픔에 살아간다. 그들에게 그 어떤 보상이 필요한가.
공허한 십자가는 살인사건에 대한 추리소설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형제도, 판결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책입니다.
이 때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생각했더라도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사형제도를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책이었습니다. 그런만큼 마음속에도 많은 이야기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앞의 내용과 뒤의 결말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전개가 되고, 연관성이 있는 사실도 무척 놀라웠던 책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딸의 가해자를 변호하던 변호인 히라이가 남긴 말이 특히 마음 속에 남습니다. ‘사형 후엔 결국 무엇이 바뀌었나요? 사형은 결국 진정한 의미의 반성에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사형 판결은 그를 바꾸지 못했지요. 사형은 무력합니다.’ 이 말을 듣고 사람이 죄를 저질렀으면 타당한 처벌을 받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형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생각을 하다보니, 사형 폐지론자의 눈에는 범죄 피해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범죄자를 죽인다고 피해자가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1. 저자 소개
저자: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중 략>
3. '공허한 십자가' 독후감
30대의 젊은 부부는 어린 자녀와 단란한 가정을 이뤄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은 살인자로 인해 완전히 박살 난다. 부부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강도가 집에 들어 혼자 놀던 어린 자녀를 죽이고 현금 몇 푼을 들고 달아난다. 어렵지 않게 살인자를 잡았지만 가족과는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는 부조리한 살인사건이다. 심지어 살인자는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어 유가족은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다정했던 부부는 더이상 과거와 같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 나갈 수 없다. 이런 스토리는 그 동안 한국영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였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공허한 십자가>가 주는 메시지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어린 딸을 부조리한 살인사건으로 처참하게 잃은 사요코는 피해자의 유족이 이었지만 그녀 또한 살인을 당하는 피해자가 된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우리가 피해자가 될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피해자의 가족이 될 수도 가해자의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도달한다. 사요코가 살인을 당했기에 가해자가 있고, 가해자의 가족도 있다. 이 소설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입장에서만 풀어 나가지 않았고, 가해자와 가해자의 가족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독자가 지켜보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