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화 [조선명탐정],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등 가장 많은 작품이 영상화된 소설가 김탁환, 그 10년간의 치열한 창작 기록을 담았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온 세상이 달뜨던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소설을 집필하는 사이사이에 남긴 창작일기다. 출간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내면의 풍경을 가감 없이 드러냈던 이 기록 속에는 예술가의 삶이란 게 과연 어떤 모습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책 속에 그려진 소설가 김탁환의 생활은 뮤즈와의 조우나 격정에 휩싸인 찰나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그는 '더 써야 한다. 더 집중해야 한다. 더 고독해져야 한다. 버텨야 한다.'며 자신을 다그쳤고,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했고, 글을 쓰다 지쳐 잠들기도 했고, 쑤시고 아픈 몸을 견디며 창작과 퇴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꼬박 10년. 소설을 '쓰지 않을 때, 쓸 수 없을 때, 쓰기 싫을 때, 문득' 써내려갔던 이 일기는 긴 시간을 거쳐 어느새 원고지 1,000매를 훌쩍 뛰어넘는 서사시가 되었다.
일곱 색깔의 예쁜 무지개를 연상하며, 이 책을 골랐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질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전해준 것 같지는 않았다. 다 읽고 나서 만약 무슨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 묘한 책이였다.
이 책의 주인공은 무지개를 잡으려고 엄마에게 무지개를 잡으러 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엄마는 아들에게 못 잡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말해준다. 나는 처음에 이 대목에서 어른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본다는 생각을 하였다. 마치 도전과 패기라는 날개를 잃어 현실에만 안주하여 사는 어른들이 안타까워보였다. 만약 내가 엄마라면, 아들이 그렇게 잡고 싶어하는 소망을 읽어주며, 함께 잡으러 가자고 했을텐데 말이다.
쌀쌀한 날씨를 뚫고 엄마와 나는 서점에 잠깐 들렀다. 각종 화려하게 장식된 겉표지들이 즐비하게 나열된 책들을 보자, 모든 책들을 읽고 싶은 충동에 여러 가지 책들을 잡고, 읽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책은 멋진 제목부터 나의 마음을 쏠리게 만들었다. 엄마에게 단숨에 책을 사달라고 졸라 주말에 열심히 읽었던 책~! 하지만 그 책의 줄거리는 나에게 흥미 뿐만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엄석대. 아마도 그에게는 히틀러라는 말이 가까울 정도로 책에서 반 아이들을 군림하게 된다. 아직도 이런 아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독재자처럼 아이들에게 명령하고, 복종하게 하는 그의 태도는 나의 마음에 분노를 일으켰다. 만약 그랬다면 담임선생님이 혼내야 하는데, 그의 5학년 담임 선생님은 그런 그를 우등생이라고 추켜세우는 모습 속에 부조리한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엄석대가 여러 가지 시험에서 수학을 잘하는 아이에게 자신의 이름을 쓰게 하고, 국어를 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