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박범신의 40번째 장편소설. 이 작품은 가족의 이야기를 할 때 흔히 취할 수 있는 소설 문법에서 비켜나 있다. 화해가 아니라 가족을 버리고 끝내 '가출하는 아버지' 이야기이다.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본의 폭력적인 구조가 그와 그의 가족 사이에서 근원적인 화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특정한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온 아버지1, 아버지2, 혹은 아버지10의 이야기다.
나는 배롱나무가 있는 폐교에서 시우를 처음 만난다. 시우는 스무 살이 되는 생일날, 눈이 많이 오던 날,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중이었다. 나는 우연히 강경에 갔다가 친구 텁석부리와 함께 한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옥녀봉 꼭대기 소금집의 신비한 청동조각 김을 만나게 된다. 전신마비 남자와 함열댁, 딸 지애, 선애와 함께 사는 청동조각의 가족은 좀 특이해보였다.
청동조각을 찾아 염전에 갔다가 나는 알게 된다. '선기철소금'의 선기철이 시우의 할아버지 이름이라는 것을. 청동조각 김이 바로 10년 전에 시우를 버리고 사라진 시우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나는 조금씩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염전을 하던 아버지를 도와드리려고 150리나 되는 긴 길을 걸어서 갔다 온 어릴 적 이야기부터 쓰러져 있는 자신을 구해준 첫사랑 세희 누나, 추억은 잊어버리고 돈을 버는 기계로 아버지가 된 이야기까지.
박범신의 "소금"은 충청남도 태안반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인간의 욕망과 탐욕, 그리고 그로 인한 비극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한국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욕망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그 속에서의 타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김인호는 태안반도에서 소금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는 소금밭의 주인입니다.
김인호는 한때 부유하고 존경받는 인물이었지만, 점점 시대의 변화와 자신의 욕망에 휩쓸리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금을 만들며 살아왔지만,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점점 더 큰 욕망에 휩싸이게 됩니다. 김인호는 점차 더 많은 돈과 권력을 추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소금’은 박범신 작가의 장편소설로, 한국전쟁 이후 소금장수였던 아버지 밑에 서 자란 소년 명우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도 세상살이에 는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을 존중해야 하 며, 물질보다 정신세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한편 어머니는 남편 없이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그녀는 자식들이 잘되기만을 바라 며 교육열을 불태운다. 이러한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에 명우는 공부를 열심히 하여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게 된다. 그런데 사법고시 준비 과정에서 큰 시련을 겪게 되고, 이를 계기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0. 충남 논산에서
충남 논산에 자리한 작은 농촌마을. 굽이굽이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외딴 집이 하나 있다. 소설가 박범신의 작품 <소금>의 배경이자 모티프가 되었다는 이 곳은 현재 아무도 살고 있지는 않지만, 해마다 와초 문학제를 맞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어떤 이는 박범신의 발자취를 가늠하고자, 어떤 이는 자신의 삶을 여기에서 되돌아보고 스스로의 해답을 찾고자 한다. 그리고 나 역시 박범신의 소설 <소금>을 읽고 바로 이 곳을 출발점으로 삼아 그만의 ‘소금 인생론’을 풀이하고자 한다.
1. 짠 맛
작품 <은교>를 출간한 후, 홀연히 충남 논산으로 떠난 박범신은 2년의 침묵 끝에 <소금>을 완성한다.
‘소금’에서는 물질적인 것을 선호하며 지나친 소비, 잉여 생산물을 만들어 생산량 증가를 요구하는 자본주의 시대에 대해 선명우를 통해 비판하고 있다. 묵묵히 자식들에게 돈을 벌어주던 선명우가 가출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유를 찾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이야기이다.
평생 아버지의 강압 밑에서 자라온 선명우는 소심하고 자신의 의견 표출을 못하는 답답한 가장의 모습을 보인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사는 선명우의 첫사랑 세희누나는 화자가 원하는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은 인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선기철씨는 가족 중 유일하게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선명우를 서울로 보내지만 다시 염전으로 돌아온 그와 갈등관계에 놓인다. 여기서 현대에도 무조건 서울로 가야 성공한다는 사고를 가진 부모님들의 모습이 비춰졌다. 그리고 선기철이 염전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의 몸에는 소금이 없던 것이 밝혀지는데 희생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편식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에 관해서는 편식이 심한 편이다. 책을 읽은 후에 짧게는 느낌만, 길게는 그와 관련된 많은 나의 생각들을 기록해두는 습관이 있다. 최근 나의 도서기록장들을 보면 대부분이 추리 소설들 뿐이다. 이러한 나의 편향된 도서 취향은 최근 들어서 많이 바뀌게 되었는데, 그것은 취업이라는 큰 난관 때문이었다. 올해 초, 졸업을 앞두고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게 되었고, 당시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사회는 내가 동경 했던 그런 곳만은 아니었다. 결국 나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도로 제자리로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다시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다시 준비를 하면서 가장 견딜 수 없던 것은 자괴감이었다. 스스로 이겨내지 못했다는 회의감으로 종일을 괴로워했고 추락하는 자신감이 나를 괴롭혔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추리소설을 읽을 수 없었다. 치유가 필요했고 위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한동안 따뜻한 소설만을 읽었다. 조금씩 내 마음의 조급함을 달래고 희망과 용기로 가슴을 가득 채웠다.
박범신 작가의 ‘은교’를 읽은 후 그의 글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작가의 sns를 팔로우하며 사생팬처럼 그의 근황을 들여다보았고, 그가 펴낸 책을 하나하나 정독해 나가리라 마음 먹었다. 그러던 차에 도서관에 꽂혀있던 책 한권. ‘소금’이란 책을 만났다.
“그날 아침 한 염부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
소금을 만들어내는 염부가 몸속 염분이 부족해 혼자 죽어갔다. 햇빛이 죽이고 소금이 죽인 염부의 시신으로 글이 시작된다. 드세지만 한결같은 부인과 재잘재잘 사랑스러운 세 딸을 둔 평범한 가장 선명우가 막내딸의 스무살 생일날 가출한다. 타인이 보기엔 실종이라 생각할 정도로 어려움 없고 평탄한 나날 속의 풍족한 가족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가족들 두고 미련없이 집을 나왔고, 다시는 되돌아 가지 않는다. 가출 한 후 선명우는 떠돌이가 되었다. 본인이 목격한 사고의 피해자 김승민의 이름으로, 김승민의 가족과 함께 축제를 떠돌아다니는 부랑자. 아니 그 자체로 강물이 되는 진정한 유랑자가 되었다.
1. 등장인물
- ‘나’: 아내와 이혼한 서른 아홉 살의 시인. 폐교의 배롱나무에서 시우를 만나게 된다.
- 우희: ‘나’의 아내. 최근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나’와 이혼.
- 선명우: 아내 혜란과 세 명의 딸들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꼼꼼하고 성실한 타입의 아버지. 열악한 환경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서 근무. 현재는 20년 넘게 일해 온 음료회사의 상무이다.
- 김혜란: 사랑하는 사람을 평생 곁에 두고도 다 갖지 못한 어머니. 부유한 집안의 딸로 과시욕이 강하고, 화려함. 끈질긴 구애로 선명우와 결혼하였지만, 선명우의 마음속엔 첫사랑 세희가 있다. 또 집에서 뛰쳐나오다시피 해 결혼할 때 외가 식구들한테 모멸당한 상처가 있다.
- 성우: 선명우의 둘째 딸
- 시우: 선명우의 셋째 딸
- 선기철: 선명우의 아버지이자 염부. 선명우의 대학졸업식을 가기위해 전날 무리하게 일을 하다 몸속 염분이 부족해 실신해 쓰러져 죽는다.
이 책의 이야기는 한 염부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이야기는 선명우와 시우, 그리고 작가의 관점인 ‘나’의 이야기로,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결국 ‘현재’의 줄기로 합쳐진다. 세 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중에 주인공은 없다. 아니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보는 자식들의 시선이 이야기가 되고 그들이 모두 주인공이 된다.
선명우는 염부 일을 하는 아버지의 강압적이기까지 한 서포트를 받으며, 아버지와 그의 형제들을 구원해주기 위한 미륵이 되기 위해 살아간다.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허영심이 가득 찬 아내를 맞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소비의 괴물이 된 딸 셋과 아내를 위해 한평생을 일한다.
책상위에 놓인 ‘소금’ 책을 처음 접한 날, 그 책의 표지 제목과 심오한 한 남성의 고뇌하듯 모습은 왠지 가볍지 않은 주제일거란 느낌은 비단 나만의 느낌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더구나 제목이 소금이라니.. 내가 매일 먹는 음식의 간을 맞추는 소금?
차례의 순서 중 소금의 짠맛뿐만이 아닌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이라니.. 소금의 짠맛만 아는 나의 얕은 지식으로는 과연 소금의 다양한 맛으로 어떻게 아버지를 풀어낼 것인지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중 략>
융통성이라고는 바늘귀만큼도 없는 사람, 숙맥 혹은 “쑥”, 청지기, 통근버스, 투명인간 그림자, 돈버는 기계, 등에 빨대, 아내와 세 딸의 통장, 그리고 포악했던 일제 말기 태어나 세월 변화를 오지게 겪은 세대..등으로 표현됐으며,
이에 비해 어머니는 자본가, 싸구려는 모든 것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 고액과외비와 선생의 출신학교만이 질적 판단 기준이 되는 사람, 자본의 단맛을 평생 버리지 못한 환자라고 표현되고 있다. 당연히 세 딸도 그랬다.
제가 이번 학기에 교양과목으로 ‘21세기와 다문화 수업’ 을 듣고 있는데 여러 나라들에 대해서 그 나라의 문화와 종교 및 역사 등을 공부하지만 한국파트를 했었을 때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한국 경제는 눈에 띄게 발전하였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사회는 선조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교양수업 중 조별발표에 한국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삼성과 현대의 세계적인 발전, 한류, K-pop로 한국을 모르는 나라를 찾기 힘들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십년전까지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힘든 나라에 손꼽히는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짧은 시간안에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되어 지금의 한국이 되었지만 빠른만큼 부작용 또한 존재하고 있습니다.
IT 강국, 세계 경제 성장률1위 라는 타이틀 뒤에는 산업 사망률 1위, 폐암 발병률 2위, 자살률 1위 등의 충격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급속 성장속에서 비참하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노동자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의 한국은 선조들의 피땀이지만 그들이 짓밟히고 찢긴 성과물이라고도 표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LTE급 성장속에서 노동자들은 아무 불평불만없이 노동만 해야 했던 사회가 큰 문제였습니다. 그들은 식사제공조차 되지 않는 공장에서 하루 12~16시간을 묵묵히 노동했고 그 당시 근로기준법이 존재했지만 민원이 접수되는 과정에서 공중분해되기 일쑤였고 이 또한 정부의 방침 이었습니다. 이해 반발하여 공장을 나와 다른 일을 찾으려해도 결국 머리를 조아리며 다시 공장을 찾아 들어오는 일도 흔한 광경이라고 합니다. 그럴수록 공장의 학대는 심해집니다.